커피를 마시며
마당의 램프에 불을 켰습니다
소나기를 머금은 하늘에 푸른 그림자
귀룽나무 가지엔 오색딱따구리
오후를 쪼고
나는 잔디밭 가운데 루드베키아
꽃을 헤아리고 있습니다
네시가 되면 뽕나무 아래 개망초들은
꽃잎을 조금 접을 것 같습니다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가 어깨에서
흘러내려 무릎을 지날 때쯤
나비 한마리 나무다리를 건너 하얀 집
지붕 위로 날아가버립니다
가벼운 목의 통증 짙어가는 숲그늘
입 안을 감돌다 목을 타고 번지는
예가체프의 익숙함이 식을 때까지
서어나무 졸참나무 고목에 기대는
계곡을 따라 걸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