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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Jul 20. 2023

커피를  마시며

커피를  마시며


마당의 램프에  불을  켰습니다

소나기를  머금은  하늘에  푸른  그림자

귀룽나무  가지엔  오색딱따구리

오후를  쪼고

나는  잔디밭  가운데  루드베키아  

꽃을  헤아리고  있습니다

네시가 되면  뽕나무  아래  개망초들은

꽃잎을  조금  접을 것  같습니다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가  어깨에서

흘러내려  무릎을  지날  때쯤

나비 한마리  나무다리를  건너 하얀  집

지붕 위로  날아가버립니다

가벼운  목의  통증  짙어가는  숲그늘

입 안을  감돌다  목을 타고  번지는

예가체프의  익숙함이  식을 때까지

서어나무  졸참나무  고목에  기대는

계곡을  따라  걸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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