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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Nov 07. 2023

임진

임진


올 사람  아직  오지  않은  강변엔

물억새만  가득 바람을  타고  있습니다

가을입니다

율무  베어내던  들에는  꼬투리  단 콩들이  

무서리  내리는 밤을 견디고 있습니다

계절은 산 것들을 철들게  합니다

이제는  고개를  숙일 때입니다

고지 위로  피어오르는  별들은

능선을  오르내리며  작전을  수행하고

여울의  울음은  새들을  지새우게 합니다

강변의  물억새들도  이제는  흰머리로

나지막이  삶을  이야기합니다

누구나  한 번은  빛나는  날이  있습니다

삼곶 돌아가는  물가에  심은  댑싸리도

말라가고  있습니다

해가  스러지고 강변에  얼음이  얼면

눈  내리는 들판  재두루미들  

겨울을 지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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