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카랑골라(Cafe carangola)
나를 변화시킨 것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다습과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랫소리이다
강물 위로 튀어 오르는 피라루쿠의 강인한 힘과
모든 것을 품는 아마존강의 멈추지 않는 흐름이
지구의 반대편 작은 커피숍에 앉은 나에게까지
나비의 날갯짓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식물원에서 봄을 깨우고 있는 풍년화를 보았다
동해의 바다 해파랑이 잦아드는 창가에서
바다직박구리 한 마리를 보았다
커피꽃은 희다
흰꽃을 지운 커피는 해처럼 타오르다 까맣게 변하고
지금은 나의 창가에서 콜롬비아로 에티오피아로
국적을 바꾸어 가며 밥 딜런의 노래 속에서 시로 변하고 있다
나는 과테말라로 가는 꿈을 꾼다
과테말라의 과테말라주에 있는 엘 소코로 커피농장으로 가서
안개 내리는 고산의 커피농장을 걷는다
바짓단이 이슬에 젖어 신발을 벗고 싶을 때쯤
잘 볶아진 원두 가는 소리를 들으며 뜨거운 김을 따라 올라오는
달콤한 산미를 즐긴다
변하는 것은 없다
익숙해지는 것일 뿐
창가에 봄이 온다 햇살보다 강한 꽃들이 미소 짓는다
동해의 짙은 푸름이 포말로 녹아든다
카페 카랑골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