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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꽃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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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Mar 25. 2024

봄의  변증

봄의  변증


비가  내려도  더 이상  춥지  않을  때

돌처럼 굳은  교통섬에  몇 년 전  심은

튤립이  죽순처럼  잎을  낼  때

그런가  보다

냉잇국  좋다 하는  자칭 미식가가

종로  한복판 하얗게  꽃 피운

풀의  이름을 물어  올  때

아파트  화단 위  노란 산수유

보도에 흐트러진  매화꽃잎

하나둘  줄어들 때

봄은 온  것이다

집 뒤에서  툭하면  싸움질하던

길고양이가  며칠째  보이지  않고

골목에  세워둔  자동차 옆에

개똥이  늘면

민들레도  노란  꽃 올려  키를  키우고

그러면 이미 봄이다.

담장 위  철망이  애리지  않고

담 너머  고개  내미는  새잎이  삐죽

먼지  뽀얗던  동백잎

봄비에 반질거리는  오늘

바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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