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변

by 물냉이

죽변


대게탕과 곰치국 사이로

어머니가 나온다.

성시였던 새벽을 갈무리하고

가게 앞을 지나가는

이웃집 아저씨 자전거 뒤로

곰치국 안개 같은 김이 오른다.

파도 소리에 절은

지난밤이

개운하게 미역을 감고

시금한 묵은지

입 안에서 맴돌 때쯤

당신이 그립다.

*해파랑길 27코스. 비 내리던 죽변항과 맑은 날의 죽변항을 떠올린다. 그게 언제이든 간에 지난밤의 숙취는 불면과 함께 부은 얼굴로 아침을 맞고, 지친 몸을 달래려 찾은 식당에서 만난 곰치국 한 사발. 발효된 김치가 아니면 어떻게 이 맛이 날까. 속이 풀리듯 집밥이 그리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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