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뭣하러 카페를 가서 책을 읽고 공부나 일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커피를 못 마시는 나는 카페에서 차 종류를 마시는데, 고작 차 한 잔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요즘 난, 카페 가는 게 좋다.
카페에 가면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사람,
여럿이 왁자지껄하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공부할 프린트물을 잔뜩 쌓아두고 공부하는 사람,
내 학창 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과외를 하는 사람,
노트북을 열심히 두드리는 사람,
문제집을 푸는 학생이나 몰입해서 독서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다짐하게 된다.
카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시끄럽다.
그래서 이어폰을 껴도 그 사이로 사람들의 언어가 들려온다.
그럴 때 절실하게 필요한 건 헤드셋이다.
세상과 나를 단절시켜 주는, 좋은 노래가 나오는, 노이즈 캔슬링이 가능한 헤드셋.
그 헤드셋을 착용하면 나는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
내가 이 세상에 함께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것처럼 주변을 관찰하게 된다.
저 사람의 인생에서 오늘은 어떤 하루였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저 사람들은 무슨 관계일까,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집으로 가면 몸은 편하겠지만, 무언가 해내는 일이 없기에 성취감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카페로 가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 속에 들어가 있으면, 나도 덩달아 무엇인가를 하게 된다.
나는 카페를 가거나 집을 가는 게 일상인데, 혼자 사는 다른 사람들은 다들 어디를 다니며 살까?
나처럼 이렇게 완전히 정말 혼자 생활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걸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