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나는 1인 가구이다.
그래서 우리 집에 살아 있는 존재는 나 하나뿐이었다.
좀 적막하다는 생각에, 다른 존재를 들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길러볼까 생각해 봤다.
하지만 강아지는 산책을 많이 시켜줘야 하는데, 난 직장인이어서 강아지가 집에 홀로 보내는 시간이 너무 길 것 같았다.
그리고 내 집이 아니라 남의 집에 잠시 돈을 내고 얹혀사는 처지라, 벽지를 상하게 할 가능성이 높은 고양이를 기를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이 집에 살아있는 존재는 나 하나로도 족하다는 생각으로 포기하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꽃을 하나 선물 받았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꽃이라 내가 오랫동안 키우고 싶어서 분갈이도 해주고, 키우는 방법도 찾아보고, 물도 열심히 줬는데, 결국 죽어버렸다.
그렇다, 나는 식물 킬러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뒤로 식물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학생 때부터 식물 킬러였고, 우리 집에 식물을 또 들인다면, 또 죽일 게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원예 수업을 들었다.
우리 집에서도 살아있는 식물을 기르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행히 그 수업에서 만든 것들은 모두 아직까지 살아있다.
분갈이해서 심은 다육이와 선인장은 집에서 기르고 있고, 이름 모를 식물 세 종류는 직장에서 기르고 있다.
그 수업에서 만든 것들은 모두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아이들이라 그런지, 반 년동안 아직 죽지 않았다.
나는 나 말고 우리 집에 또 다른 생명이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게 참 좋다.
내가 그들을 관리하면 죽지 않고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는 게 기특하다.
그리고 집안에 생기도 도는 것 같아서, 우리 집이 사람 사는 집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다.
요즘 다시 날씨가 추워지고 있다. 이 아이들이 따뜻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관리해줘야 한다. 이 식물들이 올 겨울도 죽지 않고 나와 잘 지내줬으면 좋겠다.
인장이, 육이!
나와 함께 이 추운 겨울을 외롭지 않게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