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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울 Oct 28. 2023

피곤한데 자기 싫은 밤

나의 생각

그런 밤이 있다.

몸은 피곤하고 눈은 감기는데, 잠들기 싫은 밤.

그래, 바로 오늘 같은 밤.




지금 난 입안에 피물집이 생길 정도로 피곤하다.

이틀 동안 출장을 갔다가 회식까지 하고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따라 유독, 나를 위해 시간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든다.


그런 날에는 밤에 잠을 더 늦게 잔다.

피곤하지만 버틴다는 건, 버틸 수 있을 정도로만 피곤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차피 너무 힘들면 내가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에 빠져든다.




피곤한데 유독 자기 싫은 밤에 하는 것들이 있다.


일단 머리대면 바로 잘 것처럼 엄청 피곤할 때는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나 예능, 만화를 틀어놓는다.

그리고 졸릴 때까지 계속 본다.

그러다가 졸리면 불을 끄고 잠을 잔다.


만약 누워서 잠 안 자고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피곤하다면 오늘처럼 글을 쓰기도 한다.

하나의 주제로 글을 써서 완성하면 나름 뿌듯하고, 묵혀놨던 생각들이 정리가 되어서 개운함도 느껴진다.


피곤한데 자기 싫은 밤에 하는 일도 정말 별 거 아니다.

그냥 원래 퇴근 후에 하던 것을, 시간 여유가 없어서 못했으니, 잠을 줄여서 하는 것이다.




특별한 걸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피곤한데도 잠들기 싫은 걸까, 생각해 봤다.

나는 그날 하루 만족도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내면 일찍 자도 서운하지 않다.

그런데 하루가 불만족스러웠다면, 나를 위해 무언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난 오늘 하루가 불만족스러웠나 보다.

자꾸 무언가를 하고 싶으니 말이다.

몸에는 기운이 없고, 정신도 몽롱하지만, 이대로 자고 싶지 않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허비하고 싶지 않다.

이렇게 참고 참다가 잠에 들면, 다음날까지 아주 푹 잘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피물집도 사라져 있겠지.


그런데 벌써 시간은 2시를 향해간다.

아쉽지만 이제는 정말 자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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