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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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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울 Nov 04. 2023

20231104토 감사일기

1. 어제 피곤해서 너와의 전화를 생략하고 일찍 잤다. 자다가 깨서 보니, 네가 노래를 불러서 녹음한 걸 보내놓았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였고, 네가 불러주겠다고 약속한 노래였다. 네 노래를 들으며 마음이 설렜고, 네가 보고 싶어 져서 뭔가 애틋해졌다. 너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네가 노래를 불러줘서, 네가 있어서 감사


2. 참 평화로운 주말이다. 느지막이 일어나 밥을 먹고, 집을 정돈하고, 샤워를 하고 취미를 하며 보내는 주말. 정말 너무 좋다, 오늘이 주말이라. 평온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어서 감사


3.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건 너무 싫지만, 그래도 그걸 치우고 나면 비소로 우리 집이 더 깨끗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싫은 일을 미루지 않고 오늘 해서 감사


4. 요즘 식욕이 왕성하다. 어떤 날은 단백질이 당기고, 어떤 날은 탄수화물이 당긴다. 그래서 요즘 꽤 많이 먹은 것 같아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오랜만에 체중계에 올라갔다. 그런데 다행히 체중이 증가하지는 않았다. 살 뺐던 게 유지되고 있음에, 체중이 더 이상 늘지 않았음에 감사


5. 야채곱창이 너무 먹고 싶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주변에 파는 데가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2인분을 주문했다. (최소 주문 개수가 2인분이었다.) 마침 오늘 택배가 도착해서 저녁으로 1인분 양을 먹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얼렸다. 맛있는 야채곱창을 먹어서, 또 먹을 수 있어서 감사


6. 마음에 들어서 니트를 색깔 별로 시켰다. 무려 3벌이나 더. 오늘 그게 왔는데, 역시 아주 마음에 든다. 차콜, 아이보리, 소라, 블랙 순으로 예쁜 것 같다. 마음에 드는 니트를 색깔 별로 쟁여놔서 감사


7. 어제이긴 하지만, 책발전소에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을까’라는 박완서 작가의 책이 왔다. 마침 소설을 읽고 싶었는데 잘 됐다. 게다가 표지도 보라보라 하니 너무 예쁘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두 권을 얼른 읽고, 이 소설도 읽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서 감사


8. 털실로 목도리를 뜨고 있는데 벌써 길이가 세 뼘 반 정도 된다. 이번 주말에 하나를 꼭 완성해야겠다. 평온하게 나루토를 보며 뜨개질을 할 수 있어서 감사


9. 오늘 비가 좀 내렸는데, 그래서 그런가 미세먼지가 없는 시간이 더 길었다. 그 덕분에 집안 환기를 오래 시킬 수 있었다. 창문을 여니 반팔을 입고 있기에는 추워서 가디건을 꺼내 입었는데 금세 따뜻해졌다. 비 온 덕에 미세먼지가 없어서 환기를 시킬 수 있었어서, 가디건를 입으니 따뜻해져서 감사


10. 난 가끔 내가 싫을 때가 있다. 게으르고, 성격 예민하고, 체력도 약한 내가 너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의 나는 제법 내 마음에 들었다. 꽤 부지런하게 집안일을 했고,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 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늘 내가 스스로 마음에 드는 하루를 보내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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