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열등감 때문에

남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살아가는 모습

by 김청유

열등감 때문에 어디까지 해봤는지 잘 생각해 보고 그 경험을 공유해 볼까? 우선 작자는 열등감 때문에 대학교도 세 학기만 다니고 인턴기자를 했었다. 그토록 원하던 직업이었는데 열등감으로 시작해서 그런지 끝은 결코 행복하게 끝나지 않았다. 문득 의문점이 생겼다. 나는 그때 뭐에 좇겨서 급하게 시작을 했고 안 좋은 결과로 막을 내렸을까. 작은 불씨 하나가 큰 화를 불러왔고 그 열등감이라는 끝없는 작은 욕심이 어마어마한 풍파를 불러왔다. 마음의 병도 얻고 그 병이 육체에 옮겨져 잔병이 많은 날들의 연속이었다.


나는 왜 그토록 열등감에 좇겼을까? 남들과의 비교가 두려웠기 때문이었고 뒤처질까 봐 초조했기 때문이었다.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결국 열등감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sns에는 동기들이 직장 다니면서 자기 목표를 향해 꾸준히 달리는 모습밖에 없는데 반면 나는 매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나의 길을 개척하지 않는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 친구들은 물론 대단하지만 당시 나는 사람마다 맞는 속도가 있다는 것을 알기 전이었다. 조금 느릴 수 있다, 천천히 시작해 보자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용두사미로 끝내지 않았을 것이다. 매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면접 가고 오후에 다시 알바 가서 늦게까지 일하고 귀가 후 다시 면접준비를 반복했다. 마음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한 일들은 좋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내가 원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끝내 원하는 직업을 가진 후에야 나는 멈출 수 있었다. 결국에는 현타가 온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했는지, 끝내 자아를 잃게 된다.


돌아보면 열등감은 불행만 준 건 아니었다. 나를 움직이게 했고 실패라는 값비싼 수업료를 내게 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단순히 남보다 앞서가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진짜 원하는 것은 ‘내 속도가 어떤지’ 알고 그 속도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었다. 나는 그 열등감 때문에 스펙이라는 것을 얻었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세울 수 있는 경력을 얻었다. 돌아보면 열등감은 끝이 없는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좋은 대학교만 가면 인생이 피면서 화려한 막을 내릴 줄 알았는데 막상 대학생이 되고 보니 좋은 회사와 지위가 인생의 전부인 줄 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그 욕심은 열등감이라는 것이 채워준다.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려고 한다. 그 끝이 행복해야 비로소 좋은 것이다.


혹시 당신도 열등감 때문에 서두른 적은 없는가. 열등감은 우리를 달리게 하지만 동시에 넘어지게도 한다. 중요한 건 열등감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것을 나를 태우는 불씨로 삼을지 나를 태워버리는 불길로 삼을지 선택하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보면 '다행'과 '복'이 결합된 것이다. 마음이 편안하고 하늘로부터 받는 복, 불안과 두려움을 비워내고 얻는 만족과 기쁨이다. 이제부터 어떠한 일을 시작할 때 막무가내로 '아 쟤가 저걸 하니 나도 지금 해야겠다, 조급하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과연 이 일을 할 때 편안하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지 고려하면서 결정하자. 처음 느끼는 감정은 거의 99% 확정된 것이며 정확한 것이다. 스스로를 가장 잘 아는 존재는 나뿐이고 자신을 가장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러닝도 자기한테 맞는 페이스가 있는데 인생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뒤에서 재촉하지 않으니 스트레스받지 말고 천천히 시작하면 달콤한 실과를 먹게 되어있으니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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