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의 서비스

서비스의 본질은 '소통'이다.

by 계란말이

명절을 앞두고 벌초를 다녀오곤 한다.

어릴 적에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따라다니던 자리였는데, 이제는 내가 앞장서 부모님을 모시고 다닌다. 세월의 무게가 문득 느껴지는 순간이다.

벌초를 마치면 어김없이 읍내 식당에 들른다. 벌초를 다니는 소소한 재미다.

소도시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메뉴가 단출하거나 한 가지 음식만 내놓아도, 그 나름의 색깔로 오래 이어져 온다. 특급 호텔에선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지만, 이곳에서는 일상의 일부다.

그날도 식당을 향하던 길, 사거리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현수막을 보았다.

“우리 업소에서는 경어를 사용합니다.”

“음식점 호객 행위를 하지 맙시다.”

순간 의문이 들었다. ‘경어를 쓰지 않는 곳이 나?’ 기본이라 여겼던 것이 굳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낯설었다.

식당 문을 열자, 사장님이 작게 말씀하셨다.

“…오세요.”

뭔가 어색하고 힘 없는 인사에 잠시 멈칫했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의 내 모습이 겹쳐졌다.

자신감도 없고, 고객 앞에서 어색하던 시절 말이다.

잠시 후 음식이 나왔고, 특별한 말은 없었지만 불친절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그때 밖의 현수막이 떠올랐다.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 오해가 생기는 건 아닐까.

나는 용기를 내어 말을 건넸다.

“사장님, 벌초 왔다가 들렀는데 밥이 정말 맛있어요. 밥 한 공기만 더 주시겠어요?”

그러자 사장님의 표정과 목소리가 확 달라졌다.

“멀리서 오셨구나, 고생 많았겠네~ 밥 많이 먹고~ 찬도 더 드릴까?”

순간 식당 공기가 바뀌었다. 따뜻한 한마디에 단골처럼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고, 음식의 맛은 더 깊어졌다.

그때 호텔 근무 시절 타 호텔이긴 했지만 그 호텔의 서비스 모토가 머리에 스쳤다.

“우리는 신사숙녀를 모시는 신사숙녀입니다.”

서비스란 결국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것이다. 화려한 시설이나 매뉴얼이 아니라, 작은 말과 행동 속에 담긴 마음에서 서비스는 시작된다.

짧은 식사였지만 나는 다시 한번 서비스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렇다면 오늘 내가 건네는 작은 한마디는, 누군가의 하루를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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