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영어는 영원히 풀어야 할 숙제
나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를 독일어로 했었다. 담임선생님이 독일어 전공이셨는데 가끔씩 들려주는 독일에 대한 문화와 언어가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 당시 친구가 신승훈의 팬이었는데 듣던 앨범 수록곡 중에 ‘보이지 않는 사랑’이라는 곡의 첫 도입부에 ‘Ich liebe dich so wie du mich am A bend und am Morgen~으로 시작하는 부분에서 매료되고 말았다. 마치 다른 세계의 언어 같았기 때문이다. 짧지만 특유의 악센트와 화법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제2외국어는 그 시절에 짧게나마 배운 기억으로 끝이었다.
유학을 준비 중이었기 때문에 영어공부를 하고 있었다. 내가 배운 교과서 영어는 “Hi~ Tom, How are you? I’m Fine. And you?” 원론적인 내용이다. 거기에 나는 팝송을 좋아해서 팝송으로 영어공부를 따로 하고 발음 연습을 했었다. 원어민 교사한테 발음 좋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래서 나름 자신감도 생겼었다. 딱 여기 까지었다. 미국 첫 생활 6개월 동안은 벙어리로 생활해야 했었다. 솰라솰라 하는 그들의 버터발음은 그 자체가 언어유희 었다. 우리도 지역마다 사투리가 있듯이 이민자들이 많은 미국에서는 다양한 인종들의 언어가 뒤엉켜 특유의 억양과 사투리가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한 단어의 뜻에도 여러 가지의 의미가 담겨 있어 발음하나 만 잘못 해도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되었다. 나는 가만히 귀만 열고 입을 닫고 있으니 서서히 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영어와 가까워졌다. 그때는 영어가 제1외국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등.. 자신의 취업에 필요한 언어를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게 지금은 세계 언어 순위를 살펴보면 1위가 중국어이다.
14억 명이라는 강대국답게 UN의 6개 공용어 중에 하나로 속하기까지 한다.
중국어는 땅덩이가 큰만큼 방언도 다양해서 방언을 통역하는 통역사가 직업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그만큼 다양한 직업과 그의 따른 취업률도 보장이 되기에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경쟁국이 될 만큼의 성장을 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세계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래서 20세기는 미국이라면 21세기는 중국이라는 말도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다양한 언어를 선택해서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영어를 먼저 마스터한 후에 두 번째 언어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아직도 영어는 영국과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 어디에서나 폭넓게 통용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어이다.
만국 공통어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말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영어 하나만 알아두면 유용하게 잘 사용할 수 있다.
그런 영어를 습득이나 학습을 즐기는 차원으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소위 ‘스펙 쌓기’ 등 단기간의 성취 대상으로 접근해서 단순히 기능적인 측면으로만 이해하는 부분이 안타까울 뿐이다.
영어공부를 좀 더 효율적으로 배우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먼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 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나도 유학 가기 전 까지는 그랬었다. 영어단어, 숙어만 달달 외우고, 직역만 했었다. 이러한 행동들은 1도 도움이 안 되었다. 하물며, 내가 외운 문장들은 실생활에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한국의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의 폐단이었다. 완전 무용지물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공부했다. 처음부터.
미국은 다양한 이민자들이 이주해서 개척해 온 나라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신적 지주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것이 그리스도교이었다. 그리스도교는 그들에게 신앙적이고 믿음의 뿌리었다. 그래서 그들의 언어생활에 지배적으로 반영이 많이 되었다.
영어 사용자들이 자주 표현하는 “God bless you.” 가 있다.
blessing은 bless의 명사로서 ‘은총을 받음’이라는 뜻이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신의 가호를 빈다!” 는 의미로 미국 사람들은 누군가 재채기를 하면 “bless you!”라고 말하며 반사적으로 재채기한 사람의 건강을 걱정한다. 이런 관습은 중세 흑사병이 유행하던 때 흑사병의 초기 증상이 재채기를 수반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재채기를 하면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믿었던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또 하나는, blessing in disguise라는 표현이 있다.
blessing는 축복, disguise는 변장하다 는 뜻으로 직역하면 ‘변장한 축복’이다.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시즌 중에서 가브리엘이 임신하기 싫어했는데 임신한 사실이 확실해지자 어쩔 줄을 몰라했다. 수잔은 애를 낳기 전에는 모르지만, 낳고 나면 애들은 선물이라면서 위로를 해주는 대사였다. 그 대사가 바로 'All I’m saying is maybe this is a blessing in disguise.' (내 말은 이것도 불행처럼 보이는 행복일 수도 있다는 거야.)이다.
즉, 처음에는 나쁘거나 불행한 일로 보이지만 나중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이와 가까운 사자성어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이 있다.
blessing in disguise 은 종교적인 의미가 크지만, 전화위복(轉禍爲福)은 행복을 뜻하는 일반적인 의미로 쓰였다.
MOUNT RUSHMORE
나는 영화 '화성침공'에서 화성인들이 자신의 얼굴을 러시모어 산에 새기는 장면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미국의 상징물 중의 하나, 러시모어 산!
정확히 표현하면 산이 아니라 저반이라 알려진 것이다. 보통의 산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평평한 면을 대표적인 특징으로 하는 일종의 암층에 거대한 얼굴을 조각해 넣기에 딱 맞는 정도의 평면이다.
러시모어 산의 명칭은 주석광산의 법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블랙힐스 지역민들이 뉴욕에서 활동하던 변호사 찰스 러시모어를 고용하면서 생긴 명칭이다. 찰스 러시모어가 블랙 힐즈 지역민들에게 저 산의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이름이 없다고 말하고는 즉석에서 러시모어 봉이라 이름 지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러시모어 봉, 러시모어 산, 러시모어 암으로 바뀌더니 마침내 '러시모어 산'으로 굳혀졌다.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대화나 지역 도시명이나 랜드마크의 주요 명소 등은 역사적 영향이 반영되어 있다. “bless you!”와 러시모어 산처럼 관련된 배경지식과 상식을 넓힐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종교학자 뮬러는 말했다. ‘하나만 알면 아무것도 모른다.’
어떤 대상을 하나만 관찰하고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그것을 이해하고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영어를 배우는 것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권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모국어와 문화를 같이 비교 분석하면서 터득해 간다면 달달달 외우는 수준의 영어가 아니라 한 층 업그레이드된 영어실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잠깐 번외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나 할까 한다.
곰에 관련된 인형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다. 그중에 '테디 베어(Teddy bear)'이야기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미시시피로 사냥 여행을 떠났을 때 일행은 곰을 발견하고 총을 쏘았지만 단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통령이 더 쉽게 사냥할 수 있도록 수행원이 새끼 흑곰을 잡아다 나무에 묶어 놨다. 그런데 대통령이 이 불쌍한 곰을 보자 마음 아파하며 곰에게는 매우 불공정하고, 스포츠맨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곰을 다시 야생으로 풀어주라고 지시했다. 이 소식이 모든 미국인에게 전해졌고, 대통령이 새끼 곰에게 보인 친절을 기념하고자 그의 별칭을 딴 장난감 곰이 만들어졌다. 그게 바로 테디 베어였다. 여기서 왜 테디 베어인가?라고 의문점이 들것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이름 중 시어도어의 애칭이 테디였기 때문에 이 애칭을 따서 곰인형 테디 베어가 된 것이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들이 많은 세상이다.
Written by lcheR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