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학문으로서의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 4

철학자가 갖추게 되는 역량

by 사각

이제 철학이라는 학문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윤곽이 드러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단순한 정의가 철학의 진면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크고 작은 수준에서, 많은 학문 분야가 저러한 규정성을 부분적으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물리학이라는 학문을 예로 들면, 물리학자들 역시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수많은 문헌을 공부해야 하고, 이 우주를 설명하는 다양한 진리 탐구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작업들을 철학자들은 통상 '전문적으로' 수행하긴 하지만, 그것이 철학자들만의 '고유한 과업'인 것은 아닙니다. 연구하는 주제와 형태, 방법론의 방점이 어디에 찍혀 있는지의 문제인 것이지요. 물론 그 학문적 태도가 거주하고 있는 이론적 배경의 차이도 있을 테고요.


제가 생각할 때, 철학적 연구의 본성을 보이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철학이라는 학문 내지 그 학문에 종사하는 철학자들이 보이는 '전문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많은 논란과 이견의 대립이 야기될 수 있는 주제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보기에, 철학자들이 하는 일이라곤 일상적이고 간단한 주제에 대해 억지로 복잡하고 괴상한 말장난으로 혼란을 일으켜 지적 만족을 얻는 공상적 유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다른 학문 분야에 종사하는 몇몇 연구자들은 철학이라는 학문에서의 여러 귀결들을 '어느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출할 수 있는 상식적인 주장' 정도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사각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5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학문으로서의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