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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으로서의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 5

철학적 반성이란 무엇인가?

by 사각

지금까지 철학에 관한 오해와 학문으로서의 철학이 무엇인지, 철학자가 갖게 되는 역량은 무엇인지에 대해 대략적으로 언급했습니다만, 어쩌면 여전히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를 갖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나름대론 열심히 설명하긴 했으나 학술적인 용어나 배경 지식 없인 이해하기 힘든 지엽적인 내용들을 배제한 탓에, 다소 포괄적으로 말해질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철학자가 실제로 하는 일이자 철학이라는 학문의 본성을 보여주는 방법론의 적용을 간단하게 보이고자 합니다. 그 방법론이란, 전에 언급했던 적이 있지만, '반성'(reflection)입니다.


일단 여기서 사용되는 '반성'이라는 용어는 일상적으로 우리가 수행하는 층위와는 다소 다른 지점을 겨냥하고 있으며, 또한 철학자들이 반성한다고 할 때 그것이 나타나는 형식이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 경험론자들, 칸트, 헤겔 등등에서 나타나는 각각의 반성은 저마다의 형태를 지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념적인 설명을 위해 이런 세부적인 차이들은 제쳐두고, 철학에서 통상 '반성'이라는 방법론을 적용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들을 묘사해 보겠습니다.




우선 일상적인 표현으로 시작해 봅시다. 여러분은 아마도 "모든 주장은 상대적으로만 옳고,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옳거나 그를 수 있다."라는 식의 스탠스에 익숙하실 겁니다. 실제로 이러한 입장에 동조하는 분들도 계실 테고요. 이런 태도는 마치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에 대해 섣불리 확신하지 않는 지적 겸손과, 나와 다른 타인의 의견이라도 존중하려는 관용의 모양새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스탠스는 통상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고, 어떤 분들은 바로 이런 태도야 말로 철학이 반드시 지녀야 하는 '학문적 자세'의 일종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열린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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