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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으로서의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 3

학문으로서의 철학이란 무엇인가?

by 사각

그렇다면 학문으로서의 철학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기선 이에 대한 형식적인 언급만을 드릴 예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언급의 내용에 대한 여러 종류의 반감이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전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철학이라는 분야는 경우에 따라 서로 굉장히 이질적이고 상이한 주제와 방법론에 천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우선 제가 공부하는 철학의 지적 배경과 그에 관한 철학사적 그림에 대해 조악하게나마 짚어야 할 듯합니다. 그래야만 독자 분들 중에 '그건 나의 철학적 접근과는 너무 다른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납득할 만한 최소한의 이유라도 제공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일단 철학이라는 학문의 체계를 아주 간략하게(따라서 많은 부분을 생략하며) 나타내 보겠습니다. 학문으로서의 철학은 크게 보면 동양 철학서양 철학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은 경우에 따라 많은 주제를 공유하고, 또 협업을 이룩해 내기도 하지만, 지성사적 전통의 측면에서 둘은 굉장히 다르긴 하니까요. 그리고 서양 철학에서는 통상, 기원전 시기의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을 자신의 학문적 기원으로 삼습니다. 다들 아시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이들이지요. 이들 역시 당대의 여러 철학적 논의와 학문적 담론으로부터 대립하고 경쟁하며 자신의 학문적 체계, 개념의 엄밀함을 발달시켰고, 따라서 온전히 소수의 인물에게만 철학의 학문적 기원이라는 별칭을 달 순 없습니다. 다만 그런 부분들을 감안하더라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기나긴 서양 철학사 전체에서도 특출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맞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고대 그리스 철학이라고 묶일 수 있는 시기가 지나면, 다음 서양 철학사적 구분은 중세로 넘어갑니다. 중세 철학은 통상 스콜라 철학, 즉 교부 철학으로 특징지어집니다. 이땐 이른바 신 존재 증명(혹은 보편 실재론)과 같이, 대개 기독교적 교리나 신의 존재에 관한 논리적 무결성을 지향하는 학문적 작업들이 이루어집니다. 이 시기의 철학은 보통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같은 학자들을 중심으로 논의됩니다. 중세 철학에 생산된 철학적 문헌과 여러 활동에 대해선 서로 대립되는 지성사적 평가가 있습니다만,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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