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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렵게 보면 너무나 어렵고 괴로운 곳이지만
쉽게 보려고 노력하고, 내가 아끼는 것들과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찾아나가면 참 재미있고, 신나는 곳인 것 같다.
평일을 살아내다보면, 마음이 무거워질 일들이 종종 생기곤한다. 하지만, 거기서 그냥 포기해버리기에는 내가 잃을 수 있는 것들이 또 있다. 그래서 꾸역꾸역 하나씩 해나가다보면, 하나씩 완성되어있고, 또 그 흐름을 반복한다. 그러다보면, 금새 지쳐버리기마련. 일어나기도 싫고, 자꾸 늦고, 자꾸 딴생각으로 가득버리는 머릿속을 어떻게 해야할지 발만 동동 구른다. 그때 나에게 정말 빛과 샘물같은 시간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바로 평일 매일 한시간씩 주어지는 점심시간이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이 한시간. 오늘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흐린 날이었다. 사람들이 복작복작한 찌개가게에 들어가 뜨거운 국물을 먹을까하다, 내가 아끼는 샌드위치 가게에 들렀다. 빨간 벽돌로 꾸며진 이 가게는, 알게모르게 나에게 굉장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인자한 미소의 사장님, 맛있는 커피와 샌드위치. 가끔은 운동 후 모임을 하는 아주머니들로 시끌벅적해지지만, 그것마저 정겹다.
창가자리가 나서 가서 자리를 잡았다.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의 사운드트랙을 틀고, 나오는 가만히 앉아서, 촉촉하게 젖은 거리의 모습을 구경한다. 형형색색의 우산을 쓴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 사람들로 가득찬 버스가 지나가는 모습, 아기를 한손에 앉고 가게에 들어오는 여인, 바람막이자켓과 운동레깅스차림의 가게로 들어오는 여인, 아이보리색 텀블러를 든, 샌드위치가게 앞에서 잠시 멈칫 걸음을 멈추더니 가게로 들어오는 여인. 가게 앞 비 가림막 처마를 따라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마음이 가득차는 느낌이 들고, 행복감이 부풀어오른다.
마치 내가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에 나오는 가게의 손님1이 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