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에서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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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은

동이 터오는 이른 아침, 아직 아무도 없는 빈 뉴욕의 한 거리. 저 멀리서 다가오는 노란택시에서 한 여인이 내린다. 목부터 발끝까지 오는 긴 검은 드레스차림에 풍성하게 틀어올린 머리, 반짝거리고 화려한 물방울 무늬의 목걸이를 한 그녀는 한 귀금속 가게 앞, 진열대를 구경하며, 준비해온 빵과 커피를 먹는다. 너무나도 아이코닉한 도입부이지 않은가. ’문리버‘ 라는 노래 멜로디에 익숙하고, 이 노래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에 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화의 내용이나 줄거리도 좋았지만, 그 시대 사람들의 모습과 착장, 거리와 건물, 이동수단, 햇빛이 내리쬐는 것처럼 따뜻하면서도 뽀얗게 안개낀 듯한 영상에서 느껴지는 미, 무엇보다도 말과 행동 손짓 하나하나까지 우아한 자태가 뿜어져나오는 주인공의 모습에 두눈을 뗄 수 없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았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시대에 대하여, 단정짓기 어렵고, 장르에 따라 분명히 다른 점이 있겠지만, 시간이 흘러, 오래된 사진과 영화, 노래, 책과 그림에서 나올 수 있는 특유의 낭만적인 느낌이 너무 좋다. 경험해보지못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과는 다른 옛날의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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