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타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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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은

벳푸에서 하카타로 돌아온 날 밤, 정말 소중한 경험이 찾아왔다. 늦은 시간이었기에, 그냥 숙소에 있을지 고민하다, 그래도 여행 마지막 날이니 밤산책이라도 조금 할겸, 나카스 강변으로 나갔다. 강의 물결에 비춰진 알록달록한 전광판 색. 강 위로 펼쳐진 아치형의 넓고 판판한 다리. ‘따뜻한 겨울’ 을 떠올리게 하는 주황색 가로등 불빛 아래. 데님셔츠 차림에 작은 챙이 있는 모자를 쓰고, 짙은 갈색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예술가의 모습이 보였다. 중간중간 들어가는 나지막한 나레이션, 잔잔한 기타 반주와 포개지는 부드럽고, 포근한 목소리 속에서 강하고, 힘찬, 커다란 행복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서로 대비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어울림.

맥주 한잔을 옆에 두고, 그 주변에 둘러앉거나, 서서 노래를 듣는 사람들. 강을 따라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느끼면서, 우아한 맵시를 가진 다리 펜스에 살짝 기대어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물빛들 위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큰 행복감이 열기구 풍선처럼 부풀어올랐다.

시간이 흘러 나중에 나카스강을 떠올리게 될때, 그날 밤보았던 장면들, 들었던 노래들이 많이 생각날 것 같다. ‘오 샹젤리제‘ 가 들려오고,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를 떠올리게 한, 충만했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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