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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자하는 바를 주고 받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진 시대 덕분에 우리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그와 동시에 한템포 쉬어가는 여유를 잃어버린 것 같다. 자꾸만 업데이트되는 새로운 소식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다보면, 누군가 뒤에서 더 빨리 가라고 쫓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때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랜만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보았다. 작고 네모난 검은 전자기기 화면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올린채, 빠르게 써내려가는 것이 아닌, 꽤 오래 서성이며 직접 고른 카드 종이 위에, 어떤 말을 할까 고민하며, 한자한자 나의 손, 손가락, 연필 또는 펜, 종이가 한 선으로 이어지며 완성되는 예쁜 문장들을 보면서, 마음 한켠에 조금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의 자리를 주었다. 이 편지는 바로 전달되지 않을 것이고, 그 날에 직접 만나 전달해줄 것이며, 그것을 받은 이들은, 그 자리에서 바로 읽는 것이 아닌, 자신만 오로지 남은 시간에 카드를 열어보게 될 것이다.
가끔은, 이렇게 천천히 흘러가면서, 그 흐름이 움직이는대로 따라가보는 것도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외국에서 크리스마스에 카드를 주고받는 문화를 처음 알게 되었을때, 사실 상 그 카드에는 행사에 따라 나뉘는 통상적인 말들(생일 축하합니다, 메리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어 등), 몇문장 안되는, 사실상 별말이 쓰여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김빠진 콜라가 된 것 처럼 느껴진 적이 있었다. (한문장 써서 보낼거라면 왜 보내는거야..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직접 손으로 적은 내용을, 직접 전달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