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득키득, 알을 품고 있는 제가 웃겨서요
그 사람이 한 봉지의 열매를 주고 갔을 때, 뭉글뭉글한 솜털 같은 결심을 했어요. 엄마가 되고 싶다고. 어쩌면 조류 같은 생각이지만, 고아는 저 하나로 충분하니까요. 조금 말랑해진 걸 보면 이제 곧 나오려나 봐요. 생각에 침이 고여요. 분명 안에서 검은 눈들이 익고 있을 거예요. 부리 부리한 조명을 켜 놓을 거예요. 시력은 시큼 할 뿐이예요. 기분에 날개가 달려요. 바람을 좀 더 먹어야 겠어요. 실패는 완전 새 될 수 있는 일이거든요. 알은 스스로를 깨고 나올 거예요. 그 믿음은 곧 부화해요. 진통이 느껴져요. 이제 벌레들을 준비할 시간이예요
키득키득, 달콤한 털로 온몸을 감싸고 나온 어린 새가 날 봐요
그리고 그린! 그린! 울어요
환대해요! 나의 키위새
짓무른 눈가에 뭉클한 과즙이 흘러요
만남은 왜 그렇게 빨리 물러버릴까요?
우리의 키위새를 그에게 보냈어요
키득키득, 냉장고 문을 열며 다짐해요
새가 자신의 나무를 찾아 갈 때
무른 배웅엔 상하지 않을 연습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