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 14번째 이야기)
늘 이야기한다.
우리가 새롭게 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없다고 말이다.
그 변화가 얼마나 놀라운지. 일상의 변화가 예측되기 어려울 정도다. 어제, 오늘, 내일의 익숙함과 낯섦. 이 모두가 공존하는 현재를 사는 지금의 변화는 이제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 그 자체가 일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가끔은 그 '일상'이 소소한 순간에 다가올 할 때도 있다.
[얼마 전 초등학생인 손주와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다.
계산하려고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는데, 손자는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대뜸 "할아버지, 카드를 어떻게 꺼내셨어요?" 나는 어리둥절했다.
"카드를 어떻게 꺼냈냐고?!"
손주는 핸드폰 안에 있는 카드를 어떻게 꺼냈냐는 것이었다.
그 순간 나는 웃음이 터졌다.
아. 세상을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르구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변화를 실감했다. 사실 나는 아직도 핸드폰 속에 카드가 들어있는 게 너무 신기한데, 이 녀석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지만,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생각해 보면 참 흥미롭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이렇게 각기 다른 경험과 생각이 한 공간에서 함께 어우러지며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나는 손자와 눈을 마주치며 다시 웃었다.
이렇게 다른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내일이 기대되는 날이었다.]
카드 하나 꺼내는 방식에도 세대의 감각은 다르다.
다가오는 미래 세대 준비가 필요하다.
미래의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은 이미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일상뿐 아니라 삶이 방식도 바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직면한 과제가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이다. 태어나는 아이는 적고, 이들의 책임은 커져만 간다. 노동 인구는 줄어들고 돌봄의 손길은 더 많이 필요해진다. 결국 더 적은 수의 사람이 더 많은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사회로 이행 중이다.
이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 AI와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다. 앞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과 책임을 감당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역량, 10배 이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개인이 가진 특성과 잠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래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AI와 디지털 기술의 활용과 같은 첨단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하이러닝 도입 이유는 첫째, 디지털과 인공지능(AI) 시대에 학생들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둘째, 디지털 역량뿐 아니라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이러닝’이라는 미래 교육을 시작했고, 경기도교육청을 '경기미래교육청'으로 명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 사회에서 개인의 역량을 높이지 않으면, 사회가 지속되기 어렵다. AI와 디지털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시작이 바로 '맞춤형 교육'이고, 그 중심에 ‘하이러닝’이 있다.
첫째는 높게 성장한다는 의미의 'High', 둘째는 참여와 인사를 의미하는 'Hi', 셋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 환경을 융합한다는 의미에서 'Hybrid'의 'Hi'다.
최근 애칭이 하나 더 늘었다. 초등학교에서는 자신들끼리 높이뛰기라고 부른다고 한다. ‘높이뛰기’ 하면 ‘하이러닝’으로 통한다고. 아이들 생각이지만 위 세 가지 설명보다 오히려 더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다. 공부하는 것도 언젠가는 더 높이 뛰게 되는 것.
하이러닝. 아이들 눈엔 벌써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도약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2022년 취임 당시, 당시 교육 현장은 디지털 기반 수업과 개인 맞춤형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높았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도구가 부족했다. 특히 교사들이 시간과 자원의 한계로 학생 개개인의 학습 상황을 세세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상호작용에 수업은 그동안의 틀을 바꾼다.
# 이해도, 머무는 시간, 재시도까지… 수업을 바꾸는 데이터
하이러닝을 한 번도 못해보신 분은 많지만, 한 번만 해보신 분은 없다고 하는 하이러닝.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수업 방식 그 자체에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과정을 교사가 실시간으로 관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하이러닝은 학습 로그를 통해 학생의 이해 정도, 머무는 시간, 재시도 횟수 등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교사는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생별 학습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 이로써 모든 수업이 실질적인 ‘개별화 수업’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덕분에 교사가 더욱 효율적으로 학생 관리가 가능해졌고, 학생의 학습동기와 수업 참여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하이러닝 수업 시간에는 잠을 자는 학생들이 없다는 공통적인 의견이다. 눈에 띄지 않던 학생들의 역량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하이러닝 안에서는 적극적인 학습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하이러닝은 교사의 업무를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교사가 교육 본연의 일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다. 수업과 행정의 균형을 회복하고, 관찰과 피드백이 중심이 되는 교실을 구현한다. 교사와 학생이 ‘학습’이라는 본질적 관계로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선생님, 왜 하이러닝 안 써주세요?
그래 선생님이 더 노력할게.”
현장에서의 하이러닝 반응은 뜨겁다.
# 출결도, 성적도, 피드백도… 하이러닝 안에서.
학교의 현실을 가장 잘 아는 교사들을 위해 기획된 시스템이기도 하다. 교사들은 수업 외에도 출결 관리, 성적 처리, 생활기록부 입력, 각종 행정 문서 작성 등 수많은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정작 학생 개개인을 깊이 관찰하고,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이러닝은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학생의 출결, 학습 진도, 이해도, 강점과 약점 등 모든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분석해 주기 때문에, 교사는 일일이 관리 업무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학생 출결 정보를 직접 입력하고 확인하느라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지만, 하이러닝은 학습 접속 정보와 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 출결이 가능하다. 성적이나 학습 기록 역시 마찬가지다.
또 학부모에게는 자녀의 학습 상황을 교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있다. 가정과 학교가 협력하여 아이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가는 구조가 마련된 것이다.
#교사들의 수업 노하우와 교육 콘텐츠를 함께 쌓아가는 오픈 플랫폼
교사들은 자신의 경험과 자료를 자율적으로 공유하고, 다른 교사의 지혜를 참고하며, 하나의 공동 지식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교사의 전문성은 더욱 정교해지고,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수업 설계도 가능해졌다.
하이러닝에는 현재 약 80만 건의 콘텐츠가 구축되어 있다. 학생들은 이 자료를 활용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수준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다. 학교 수업 시간 외에도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결과적으로 학습의 질과 양 모두에서 향상이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교사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단순 반복 업무가 줄고, 학생 개개인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다.
학생들 역시 “필요한 자료를 스스로 찾고 학습하는 게 편하다”, “이해가 안 된 부분을 바로 찾아볼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이러닝을 한 번도 못 해보신 분들은 있어도,
한 번만 사용해 본 선생님은 없다.”라고 한다.
사용해 본 교사분들의 한결같은 답변이다.
하이러닝에는 교사의 더 깊이 있는 수업 설계와 개별 학생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복잡한 행정에서 벗어나 교사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다. 학생과 마주하는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 수도 있으니, 교사분들께 드리는 선물이라는 마음으로 전한다.
경기미래교육에는 이 선물을 더 많은 교사와 학생이 나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