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경감, 학교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by임태희]

(경기교육 20번째 이야기)

by 임태희


공자가 정치에 대해서 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호문호찰(好問好察) 은악양선(隱惡揚善) 집기양단(執其兩端) 용기어중(用其於中)“

즉, 묻고 살피기를 좋아하며, 잘못은 감싸주고 선행은 드러내며, 서로 다른 양극단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 가운데에서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리면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을 교육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진보와 보수 같은 서로 다른 다양한 주장들이 있을 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두루 살펴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교육감으로 나는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하고 실천해 왔다.


경기교육의 정책 역시 이러한 근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이를 위해 경기교육은 학교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강화하고, 행정 업무의 경감이라는 뱡향 속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학교 안 불필요한 업무개선 주요 내용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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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학교업무개선 권역별 콘퍼런스 (5월 수원/ 6월 포천)

: 업무 효율화와 경감을 위해 ‘학교업무개선 전담부서’ 신설.


2023년 3월, 학교업무를 개선하기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초반에는 통상업무가 아닌 특별업무라고 생각해서 특별부서를 두었지만, 이제는 통상 업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2025년 3월,‘행정관리 담당관’으로 정식 배치를 했다. 기존의 '학교 업무 개선과'와 '행정 관리 담당'을 통합해, 학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필요로 했던 체계적인 업무 관리와 추진력을 갖추려는 조치였다.


과거 경기교육에서는 각 학교의 업무들이 여러 부서에 나누어져 처리되는 상황이었다. 업무 효율화를 위한 개선 요구 역시 여러 부서에서 처리되다 보니, 현장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체감하기 어려웠다. 업무 경감과 효율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효과적으로 수렴하고 관리하는 중심 역할의 필요성은 늘 제기되어 왔었다.


행정관리담당관은 바로 이러한 현장의 필요를 반영해 탄생했다. 학교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들을 효과적으로 모아 관련 부서에 명확히 전달하고, 업무를 보다 간결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 부서의 신설 이후, 흩어져 있던 업무는 체계적으로 정리되었고, 현장의 의견은 직접 전달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학교 구성원들은 교육의 본질적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업무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와 추진력이 확보되었다.


: 연간 2만여 건의 ‘공문’, 양적 그리고 질적 개선.


연간 학교 공문이 2만여 건. 학교 내부뿐 아니라 지역청, 교육청, 교육부, 외부 기관, 유관 단체 등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문서다. 학교 현장에서 수많은 공문을 처리하고 작성하는 일이 교직원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단순히 공문 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공문의 다양한 정보를 차단할 수는 없었고, 수많은 기관을 차단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중요한 것은 공문의 숫자가 아니라, 공문이 얼마나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느냐였다. 학교는 늘 공문의 목적이 모호하거나 여러 업무가 한꺼번에 뒤섞인 공문으로 인해 업무가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졌다. 그래서 학교의 실제 업무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문의 질적 개선부터 시작했다.


먼저 ‘공문(핵심용어, 학교실행 표시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공문 제목에 '협조', '제출', '출장'과 같은 업무의 성격을 명확하게 표시하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교사와 직원들이 공문을 한눈에 보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복잡한 공문을 여러 차례 읽어야 했던 시간이 줄어든 만큼, 본연의 업무인 수업과 교육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공문 운영의 변화는 데이터로도 드러난다. 2025년에는 학교가 자체 생산한 공문이 전년도 대비 약 400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공문의 양은 늘었지만, 실질적으로 학교가 직접 작성하는 문서가 줄어들면서 업무 부담이 완화된 셈이다. 또한 학교에 도착하는 공문 중 약 27%는 공문 게시제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에서 따로 업무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공문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특히 현장 의견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 ‘공문서불편 신고제’를 운영했다. 이 제도를 통해 한 번에 무려 434건(2023.11월)의 불편 신고가 접수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현장 교사와 직원들이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공문을 직접 신고할 수 있게 하여, 즉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한다는 취지이다. 공문을 처리하는 방식도 간소화했다. 예를 들어 학교 재량 휴업일 안내 공문은 폐지하고 학교 홈페이지 게시로 대신했다. 물품 폐기를 위한 소요 조회 공문도 폐지했으며, 신용카드 사용 내역 확인이나 지출 증빙서를 일일이 편철하는 번거로운 업무도 대폭 간소화했다.


물론 공문의 숫자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교의 모든 업무 부담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기교육이 추진하고 있는 공문 개선 정책은 단순한 양적 감소가 아니라, 공문의 질적 향상과 명확한 업무 처리를 통해 학교 업무 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있었다.


: 학교 현장의 효율적인 업무 지원 ‘정책구매제’ 시행


늘 분주한 학교 현장 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했다. 그동안 교사들은 개별적으로 수작업을 하거나 개인 비용으로 프로그램을 구매하고 있었다. 왜? 예산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경기교육은 예산을 마련하고 선생님들의 아이디어를 구매하는 ‘정책 구매제’를 학습뿐 아니라 행정에도 적용했다.


경기교육의 '정책구매제'는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해결책이었다. 2024년부터 시행된 제도는 학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업무 지원 프로그램을 교육청이 공식적으로 구매하여 모든 학교에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개별 교사의 개인적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업무의 질과 효율성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장에서 개발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고교학점제 운영 지원을 위한 학생 맞춤형 시간표 관리 프로그램’이 있다. 학교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가장 잘 아는 교사가 직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청이 이를 구매하여 학교로 보급한다. 그 결과 학교는 필요한 때에 적합한 업무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정책구매제를 통해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는 계약제교원발령 자동화프로그램, 고등학교 교육과정편제표 작성 프로그램, 스마트 고입업무처리 프로그램 등이 자동화되어 교사의 행정 업무가 상당히 경감됐다. 이전까지는 각 교사가 사비로 프로그램을 구매하거나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업무였지만, 공식적인 시스템 도입으로 행정

처리가 더 빠르고 정확해졌다. 그 결과 교사들이 본연의 수업과 학생 관리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웹 기반으로 제공된 '업무 추진 길라잡이' 역시 현장 교사들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경감하게 됐다. 학교 내의 주요 업무를 맡고 있는 교감, 교무부장, 연구부장 등이 업무 흐름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안내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기존의 평면적인 매뉴얼 방식에서 벗어나, 업무의 흐름을 명확히 보여주는 입체적인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업무처리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



경기도교육청, 경기교육정책_정책구매제 편


: 복잡한 급여 업무, 교육지원청에서 일괄 지급.


학교 급여 업무는 복잡하다. 교육공무직원의 직종이 40여 개가 넘고, 각 근로 조건과 계약 조건이 모두 다르다. 개인마다 다른 주휴가 발생하고 급여 계산 방식도 달라지는 등 급여 산정도 상이하니 복무 및 급여 계산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경기교육은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했다. 학교에서 지급하던 여러 직종의 급여를 교육청에서 일괄 편성하고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2025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이 제도는 기존 행정실무사, 사서 등 기존 6개 직종에서 특수교육지도사, 교육복지사 등 11개 직종으로 확대된다. 2026년에는 영양사, 조리사, 조리실무사까지 추가해 총 14개 직종이 대상이 된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교육지원청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경기교육은 나이스(NEIS)와 에듀파인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동 계산된 급여 데이터가 수작업 없이 바로 전달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교육공무직원 급여 업무를 어려워하는 담당자를 위하여 최초로 교육공무직원 급여 업무 매뉴얼을 제작 및 보급하였다. 이 매뉴얼에는 임금의 정의부터 퇴직급여까지 다양하고 구체적인 예시를 포함하고 있어 급여 담당자의 필수 지침서가 되었다. 매년 임금 지급 기준 변경 시 개정하여 안내하고 있다.


본 정책은 학교 현장에서 업무의 어려움에 대한 요구 사항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마련된 것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교육 현장의 업무 환경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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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025 경기도 교육청 교육공무직원 급여 업무 매뉴얼


: 교복, 학교 부담 덜고. 선택은 자유.


그동안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정장형 교복을 일괄적으로 제공해 왔다. 학생들이 활동하기 편한 간편복이나 체육복을 더 선호해도, 교복을 거의 입지 않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도, 혹은 물려받은 교복이 있어 굳이 새로 구매할 필요가 없어도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학교 입장에서도 복잡한 입찰 과정과 교복 구매 절차에 따른 업무 부담이 있었지만, 늘 해오던 방식이라는 이유로 그대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기했다. 한 학부모는 "정장형 교복보다는 활동하기 좋은 간편한 옷을 원하는데 추가로 사야 해서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교복의 디자인이 너무 한정적이라 아이들이 개성과 창의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학생들도 "정장형 교복은 불편하다", "때로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입고 싶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몇 번 입지도 않는 정장형 교복에 비용을 쓰는 게 아깝다"라는 현실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경기교육은 이러한 학교 현장의 어려움과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깊이 공감했다. 그래서 경기교육은 학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할 수 있는 다양한 교복 운영 방식을 제안했다.


첫째는 교복을 전면 폐지하고 자유로운 복장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다. 둘째는 유럽식 드레스 코드 방식으로 색상이나 기본적인 형태만을 지정하여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셋째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호도가 높은 간편복 중심의 방안이다. 넷째는 정장형 교복이 포함된 꾸러미, 간편복으로만 구성된 꾸러미처럼 개인의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꾸러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입학 후 학생과 학부모의 실제 수요를 확인하여 맞춤형으로 교복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 70개 학교가 이러한 운영 개선안을 선택하여 교육지원청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특히 그중 세 학교는 완전한 자유 복장제 도입을 추진 중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가 본연의 교육 활동에 집중하도록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학생과 학부모가 자신의 선택과 개성을 존중받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 교실의 스마트단말기, 관리도 ‘스마트’하게 해결!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1인 1디바이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각급 학교

에서는 학생들에게 스마트단말기를 배부하고 있으며, 해당 단말기는 학교 단위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2022년 초 스마트단말기 보급 초기에는 교육지원청별로 조달청을 통해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단말기를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규모의 제조사가 참여하게 되었고, 일부 단말기의 경우 사후관리(AS)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학교 현장에서 다소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일부 학교에서는 수리 지연으로 학생의 학습에 불편이 발생하거나, 교사의 단말기 관리 업무가 증가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초기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도교육청은 2023년부터 스마트단말기 구매 및 관리 방식을 전면적으로 개선하였다. 개별 교육지원청 단위의 구매에서 도교육청 주관의 통합 발주 방식으로 전환하고, 제품의 성능과 규격뿐 아니라 AS 및 유지 보수체계의 안정성을 계약 조건에 명확히 반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개선 조치는 단말기 고장 시 대응 속도를 높여, 학생들의 불편이 줄어들었으며 교사의 행정 부담도 경감되었다.


현재는 교육지원청별로 AS 거점센터를 구축(총38개소)하여, 스마트단말기 관리의 지역 밀착형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각 단말기의 소유 및 관리 책임은 학교장에게 있으며, 고장 발생 시에는 거점센터를 통해 신속히 수리가 이루어진다. 또한, 수리 기간 동안 학생의 학습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약 2만 대의 예비단말기를 확보하여 즉시 대여하는 체계도 함께 운영 중이다.


스마트단말기의 내용연수는 5년이며 2027년경 대규모 단말기 교체가 예정되어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다가올 스마트단말기 교체 시기를 대비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를 마련 하고자 다양한 운영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향후에도 학교 현장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고, 학습권 보호와 단말기 활용의 안정성을 함께 도모해 나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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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경기교육의 중심으로 학교이다. 학교가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효율적인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과 수업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어야 한다. 교사가 행정 업무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상황에서는 학생의 교육 활동이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교사가 본연의 역할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경기교육은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 실제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실질적인 제도와 시스템의 변화를 추진 중이다. 학교가 요청하는 바를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여 맞춤형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야말로 교육 행정의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다.


교육의 미래는 결국 학교 현장에서 시작된다. 교사와 학생들이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경기교육은 앞으로도 현장과 함께,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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