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 34번째 이야기)
유네스코(UNESCO)의 정식 명칭은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즉‘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이다. 여기서‘Educational’을 맨 앞에 둔 것은 교육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유네스코는 세계가 변화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교육의 역할을 다시 점검해 왔다.
1972년, 포르(Faure) 위원회의 『존재하기 위한 학습』,1996년, 들로르(Delors) 위원회의 『학습: 내재된 보물』.이 두 보고서는 시대를 읽고 교육의 길을 다시 그리는 계기였다.
시간이 흘러, 세상은 더 급격하게 바뀌었다. 기후 위기, 디지털 기술의 확산, 불평등과 분열, 팬데믹까지— 세상의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시점, 유네스코는 다시 움직였다. 에티오피아 전 대통령 사흘레-워크 쥬드가 위원장을 맡은 국제미래교육위원회는 2년에 걸쳐 전 세계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과의 광범위한 협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 보고서가 바로,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다.
주제는“우리는 미래에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가?”, 교육은 지속 가능한 인류 공동체를 위한 새로운 계약이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 새로운 교육의 지도가 처음 펼쳐진 곳, 바로‘경기교육’이었다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 포럼〉은 이 보고서의 철학과 원칙이 현장에서 실행되고 있는 사례를 중심에 둔 세계 최초의 국제포럼이였다. ‘세계 최초’라고 하니 좀 과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유네스코 설립 이후 78년 만에 처음, 보고서를 기반한 포럼이니 역사적이란 말조차 나올 법하다.
유네스코 사무총장 오드레 아줄레(Audrey Azoulay)는 보고서의 발간사에서“유네스코는 사회 전환의 결정적 순간마다 교육의 역할을 재검토하기 위한 위원회를 조직해 몇 가지 세계적인 보고서를 제작해 왔다”라며 “전 세계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과의 광범위한 협의체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말을 전했다.
보고서는 인류 미래를 위한 담론이고, 약속이고, 방향이었다. 하지만 보고서는 보고서일 뿐이다.
경기교육 정책이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는 차,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한경구 사무총장이 방문했다. 그는 『미래를 위한 교육의 새로운 사회계약』 보고서의 비전과 철학, 제안을 구체적인 사례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보고서의 큰 제목을 보니 경기교육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맞닿아 있었다. 이미 실천
중인 사례들을 쭉 설명하자 “유네스코는 아젠다를 던졌지만, 이것을 현실화하여 현장을 만들어 나가는 건 경기교육이 선도적이다.”라며 “이 내용을 세계에 한 번 소개하면 어떻겠나?” 라고 제안을 해왔다. 뜻깊은 일이었다.
경기교육이 세계의 평가도 받고, 그 성과를 인정받는다면 우리 모두의 자긍심도 생길 수 있다. 또 경기교육이 미래 교육의 현장임을 전 세계에 인식시킬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제안은 곧 현실이 되었다. 한경구 사무총장이 경기교육을 유네스코에 소개한 결과 포럼은 좀 더 확대되었다. 2023년 5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교육부가 경기교육 정책에 주목하여 국제 포럼 공동 개최를 요청해 왔다. 이후 다양한 협의를 거쳐 같은 해 10월, 경기도교육청, 교육부, 유네스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공동 개최를 협의하고 추진 TF를 구성해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TF는 교육감 직속으로 두고 신속하고 효율적인 추진이 가능하게 했다. TF는 유네스코 본사를 방문하고, 국제 포럼을 벤치마킹하며 직접 준비에 나섰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포럼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포럼을 준비하면서 중요한 것은 본질에 임하는 것이었다. 유명인을 모셔 와 행사의 목적과 본질을 뒤로하고, 보여주기식의 행사로 치우친다면 목적이 흐려진다. 경기교육의 실천이 중심이 되는 자리여야 했다. 진정성 있게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했다.
불과 70년 전 유네스코 지원으로 원조를 받았던 대한민국에 국제 포럼을 개최하자고 공식 요청을 하다니, 큰 의미의 행사였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알리고, 교육의 중요성을 공표할 기회였다.
대한민국 경기도의 교육정책이 세계에 소개될 만큼 선도적인 정책으로 자리 잡은 것, 세계가 경기교육을 인정한 것, 그것은 곧 K-에듀의 시작이었다.
마침내 2024년 12월 2일, 수원컨벤션센터에 56개국 2,800여 명의 교육 전문가가 모였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교육 국제 포럼의 규모만으로도 이례적이었지만,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의 ‘교육의 미래’ 보고서를 실제 정책과 실천으로 구현한 사례였다는 것, 더 주목할 점은 세계 교육의 담론이 대한민국 경기도 수원에서 펼쳐졌다는 것이었다.
수원컨벤션센터에 들어서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대형 현수막과 가로등 배너였다. 초겨울의 찬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이 행사의 기대와 긴장감을 더했다. 입구에는 온라인 사전 신청한 국내외 참석자들이 줄지어 등록 데스크에서 비표와 웰컴키트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등록 신청 후 엘리베이터는 타고 올라가는데 전 층에 경기교육의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배치된 전시 ·체험 부스가 눈길을 끌었다. 한 자리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메인 홀에는 대형 스크린이 공간을 압도했다. 행사장의 경기교육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하고자 다각도로 준비한 포럼이었다.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전할 학생들의 기념공연, 각 국 대표들과의 다자 회담, 학교 및 교육기관 방문 등은 참가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개회식부터 폐회까지, 경기도교육청 유튜브 채널을 통한 전면 생중계도 병행됐다.
이 단 3일을 위해 경기교육 전 조직‘원팀’으로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행 상항들을 수시로 보고 받았고, 프로그램, 영상 등을 확인했다. 개회사, 기조연설, 폐막 연설문을 직접 챙기고. 방송과 언론 인터뷰를 수십 차례, 입술이 마르도록 이어 나갔다.
직원들 역시 유네스코, 교육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수차례 회의하고 협의하며 프로그램을 완성해 나갔다. 그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영광스러운 포럼을 직접 준비할 수 있는 것, 이런 행운을 얻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들은 진정 신이 나서 일하는 듯했다. 포럼의 막바지, 부스를 설치하느라 밤을 새우고서도 즐겁게 참가자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고마웠다.
포럼은 유네스코 국제미래교육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샤흘레-워크 쥬드로 에티오피아 전 대통령의 개회사였다. 이어 공동 주최기관인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교육부 장관, 경기도 교육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그야말로 미래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는 성대한 축제가 막을 올린 것이다.
수많은 참가국 대표들은 “지금까지 경험한 수많은 포럼 중 굉장한 영감을 주는 최고의 포럼”이라고 극찬했고, 현장에서 쏟아진 반응은 “Amazing!”매우 놀랍다라는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세계가 놀란 자리, 그 중심에는 경기교육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