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이 불러온 변화의 바람 [by 임태희]

(경기교육 5번째 이야기)

by 임태희

우리는 언제부터 자율을 배워왔을까.

스스로 뭔가를 해보겠다고 나섰던 그 첫 시도는 생각보다 오래전이다. 혼자서 양말을 신겠다고 버둥대고, 서툰 젓가락질로 밥을 먹으려던 어린 날. 이런 성장의 시작에는 늘 ‘스스로 해보려는 마음’이 있었다.


1990년대 중반 그런 장면들을 담아낸 『혼자서도 잘해요』라는 유아 프로그램도 있었다. “꺼야 꺼야 할 거야, 혼자서도 잘할 거야.”의 귀여운 주제곡의 노랫말에도 스스로 해보겠다는 마음. 해내는 기쁨이 담겨져 있다. 작은 성공이 쌓여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그 경험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해보는 아이로 성장하게 했다. 자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른이든 아이든 다르지 않은 마음일 것이다. 자연스럽게 배워왔던 자율은 이미 알고 있었고, 이미 해보았던 기억이다. 경기교육은 그 자율을 다시 교육의 중심으로 되돌리는 과정에 있다.


경기교육 3년 차, 이제 자율의 바람은 실제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교사와 함께 논의하고 학교가 스스로 결정하는 모습이 펼쳐지는 현장은 우리 교육에 희망을 품게 한다. 이제 그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보고자 한다.


: 경기교육연구회, 프로슈머의 콘텐츠


경기교육의 자율정책은 선생님들에게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중심에서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연구하고 실천하는 ‘경기도교육연구회’. 이제 교사들은 스스로 현장의 문제를 찾아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며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 급속도로 확장된 경기교육연구회


2025년 현재, 연구회의 전체 규모는 861개, 참여하고 있는 선생님도 전체 경기도 교사의 10% 정도인 17,515여 명이다. 정책을 시작된 2022년에는 연구회가 502개에 불과했다. 2023년에는 534개로 소폭 늘었지만, 2024년은 835개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1년 사이에 약 6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그리고 올해는 861개로 이어지고 있다. 이 많은 숫자도 놀랍지만, 더 의미 있는 것은 현장에서 생겨난 변화들이기도 하다.


연구회에서 교사들은 스스로 실천할 주제를 정하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뭘까?” 머리 맞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수다를 떤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자율에 근거한 교육 수다 아니겠는가. 이런 과정을 통해 교사도 성장하고 학생도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교사들은 급속한 디지털화로 원격수업과 AI 활용 등 교육활동과 관련된 새로운 과제가 닥쳤을 때, 그리고 학교 폭력, 학부모 민원, 동료 교사와의 갈등 등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든 교직생활의 노하우를 깨우치게 된다.


특히 저경력 교사에게는 막막했던 수업 준비, 낯선 학급 운영에 용기를 얻고, 수업의 본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반복된 일상에 지쳤던 교사들도 “도파민이 솟는 순간”을 경험하고, 학교 수업에 대한 설렘을 느낀다고도 전해 주었다.


연구회를 통해 서로가 함께 경험을 나누고 좋은 아이디어는 빠르게 공유하는 모습은 경기미래교육의 밑거름이 되어주고 있다.

‘경기교육연구페스타(FESTA)’ 교사들과의 대화


경기교육인의 축제! ‘경기교육연구페스타(FESTA)’


이러한 모습은 2024년 처음 열린 ‘경기교육연구페스타(FESTA)’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82개 연구회, 700여 명의 교사들이 모여 연구 성과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는 현장은 마치 축제 같은 분위기였다. 부스에는 생각지도 못한 번뜩거리는 아이디어가 즐비했고, ‘이렇게 공부했으면 정말 재미있었겠다’ 싶을 수많은 흥미로운 교재들이 소개되었다.


“아. 이것이 경기교육의 힘이구나. 경기교육의 교사들이 이렇게 훌륭하구나.”부스를 둘러보며 연신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물건도 써본 사람이 잘 만들고, 만들어 본 사람이 더 잘 쓴다는 말이 떠올랐다. 교사들이야말로 진정한 콘텐츠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프로슈머’였다. 교사들의 노력이 한없이 고마웠고, 더 많은 교사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확대하고자 했다.


“교사들의 노력이 현장에서 더욱 활용될 수 방법은 없을까?’,

“연구하는 교사들이 더 존중받고 자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프로슈머를 위한 지원체제 마련


거듭되는 고민 끝에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했다.

첫 시도는‘정책구매제 공모제안’을 통해 교사가 직접 만든 우수 콘텐츠를 구입해 학교 현장에 보급하는 것이었다. 공모가 시행되고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현장 교사들은 프로슈머로써 새로운 기회 제공에 그야말로‘환호’하였다. 거의 매달 있는 콘텐츠 공모제에는 수백 건의 콘텐츠들이 제안되면서 숨은 고수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감날이면 연장을 요청하고, 전화문의도 빗발쳐 담당 부서는 힘들다면서도 교사들의 열정과 수준 높은 콘텐츠를 보면 힘이 난다고 한다.


교사들이 만든 콘텐츠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시스템의 기능도 개선하고자 하였다. 경기교육의 AI 디지털 교육 플랫폼‘하이러닝’의 탑재를 위해 업로드 형식을 다양화하고, 수업에 대한 관련 자료가 모두 검색되어 필요한 맞춤형 수업 설계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를 한 것이었다. 이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활용하는 입장에서 그 활용도가 훨씬 높아진 결과를 보여 주었다.


또한 미디어센터, 경기이음학교, 경기온라인학교와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경기도 전체를 연결해 교육 생태계로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어 놓았다.



경기교육의 힘은 경기교육인


교사들이 만든 자료는 귀한 교육 자산이다. 교사들의 노력이 현장에서 인정받고 활용될 때, 개개인의 자부심은 물론 경기교육의 수준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다.


경기교육의 힘은 경기 교육인에게 있다. 현장의 노력과 변화들이 쌓여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교육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청은 그 길에 힘을 보태며 든든하게 뒷받침하고자 한다.


‘경기교육연구페스타(FESTA)’부스 참관

※ 다음 연재에도 자율의 변화가 이어집니다.

- 6.18 「자율선택급식, 잘 먹고 잘 크면 좋겠다」

- 6.22 「IB 도입, 특색을 더한 빛나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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