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이 만드는 조화로운 세상[by 임태희]

(경기교육 8번째 이야기)

by 임태희

세상에는 답이 없다. 정답이 하나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오랜 세월, 정답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살아왔다.

‘이 길만이 옳다’고 외치며 경쟁자를 짓누르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견제하고

배제해 왔다. 교육이 그랬다. 그 결과인가.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은 12년간 부동의 1위라는 여론 조사도 있었다.

대한민국이 지금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바로 이 갈등을 넘어서는 일이다.


2021년, 입소스(lpsos)의 여론조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심각한 분열을 겪고 있는지 보여주었다. 정당과 이념, 빈부격차, 남녀갈등, 학력, 종교, 세대 등의 문화적 갈등 지표에서 한국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정치적 대립, 세대 간 불신, 지역과 계층 간 벽은 결국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서열’만을 강조한 교육 환경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교육은 학생들에게 말해 왔다. “너는 1등이 되어야 한다. 무조건 이겨야 해.” 그 ‘이김’의 방식이 문제였다. “네가 잘할 필요는 없다. 남들보다 못하지 않으면 된다.”는 방식말이다. 그 결과, ‘내가 70점을 맞아도 남들이 60점을 넘지 않으면 된다’는 왜곡된 경쟁심만 남았다. 실력보다는 서열만 중요하게 되었고. 누군가를 끌어내릴수록 내가 올라가는 기술이 생존의 지혜가 되었다. 물론 사람들은 알고 있다. 이런 방법이 맞지 않다는 사실을. 하지만 이미 굳어진 사회적 분위기에 나만 정도를 걷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환경에서 나만의 다름은 어색함이 되고 말았다. 공무원 시험, 의대 진학, 브랜드 교복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는 언제부턴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적인 사회, 즉 ‘호모지니어스 사회’로 굳어졌다. 다양성을 가르치지 못한 교육은, 다양성을 견디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그것은 바로 진정한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다.


로고.png 경기도교육청 정책 로고


균형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이다. 체력과 학력의 균형, 인성과 실력의 균형, 보수와 진보의 균형처럼 각자 생각하는 균형의 모습은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모든 균형의 근본에는 '다름'에 대한 존중과 수용의 자세가 자리하고 있다. 미래사회는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으니,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에서는 균형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그 출발점은 자율이다. 자율은 개인에 관한 것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책임지는 것이 자율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교육은 개인의 자율성을 충분히 존중하지 않았다. 국가는 물론 조직이나 가족 속에서 '나'는 한 명의 독립적인 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부품'으로 취급받았다. 즉, 사회가 필요로 하는 대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교육의 목표였던 것이다.


이제 시대는 달라졌다. 교육은 개인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국가가 원하는 인재를 만들어내는 일은 부차적인 목표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학생을 오직 시험 점수와 등수로 평가했고, 자신의 꿈과 행복보다는 부모와 학교의 기대를 따라 살아가도록 강요했다. 학생들이 진로를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이제 교육의 목표는 바뀌어야 한다. 더 이상 군대의 명령처럼 일방적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을 만드는 방식으로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해결할 수 없다. 개인이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고 타인의 인격 또한 존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때, 비로소 건강한 사회의 토대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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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과 역량, 일과 사람, 교육이 세워야 할 균형의 좌표


교육은 결국 인간을 만드는 일이다.

인성은 좋지만 역량이 없는 사람, 실력은 뛰어나지만 됨됨이가 부족한 사람.

이런 불균형을 키워온 것이 그동안의 교육이었다.


경기교육이 말하는 ‘균형 잡힌 인간’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춘 사람이다.

‘일만 잘하면 되지, 인간성은 뭐 중요해?’라고 말하는 사람도, ‘착하면 되지, 실력은 나중에 쌓으면 되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균형을 잃은 것이다.


리더십은 일과 사람을 동시에 보며, 45도 기울기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서 나온다.

이 균형은 개인을 넘어 사회로 확장된다. 기초 인성과 기초 역량 위에, 사회적 감각과 철학이 쌓여야 한다.


사회관, 역사관, 행동의 방향이 모두가 교육을 통해 길러져야 할 ‘균형감각’이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고, 그 결과 무한 견제와 무한 경쟁, 분열된 정치와 갈등을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교육이 낳은 아이들로부터 시작된, 거대한 부메랑과 같다.



경기교육이 선택한 길, 균형 교육


경기교육이 추진하는 ‘균형 교육’은 자율과 포용, 인성과 역량, 기초와 기술, 개인과 사회를 모두 아우른다.

지금 아이들은 우리가 경험했던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간다. 기술은 급변하고, 디지털은 이미 삶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이제는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능력과 인간을 존중하는 인성을 함께 길러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디지털 기술이 사람의 마음까지 압도하면서, 아이들의 정신 건강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디지털 역량을 키워야 하지만, 동시에 인성 교육이 어느때보다도 필요하다. 기계와 경쟁할수록, 따뜻한 인간애와 사람다운 감성을 잃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경기교육은 ‘디지털 시민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체육과 예술, 사회적 연대의 영역까지 폭넓게 인성 교육을 넓히고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 정치는 갈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교육은 달라야 한다. 이념을 강요하거나 한쪽 의견만 주입해서는 안 된다. "이쪽 의견도 듣고, 저쪽 의견도 이해하는 것." 바로 이것이 균형이고 교육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편향과 갈등이 심각하다. 그래서 균형 교육이 절실하다. 경기교육이 균형을 강조하는 이유다.


편향과 갈등이 심화되는 이 시대에 경기교육이 제시하는 균형 교육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마땅히 추구해야 할 교육의 본질적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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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침과 배움의 균형.


이제 교사는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다, 학생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학생이 이미 미래에 살고 있다, 과거의 경험만 고집하는 교사는 더 이상 미래를 열 수 없다.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배우는 태도, 그것이 균형 교육의 출발점이다.


경기교육이 ‘보이텔스바흐’ 원칙에 주목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보이텔스바흐 합의’는 독일에서 시작된 교육 원칙으로,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합의에 따라 교사는 특정 이념이나 입장을 강요할 수 없으며, 오히려 다양한 관점을 균형 있게 소개하고 학생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보수든 진보든, 좌든 우든 다양한 의견을 접하며 스스로 사고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이 본질이다.


그것이 민주주의 교육이고, 균형 잡힌 시민을 만드는 방식이다.

정치가 갈등을 키우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갈등을 가능하게 만든 근본적인 책임은 교육에 있다.


균형은 교육의 품격이다.


교육이 먼저 균형을 되찾을 때,

정치도 갈등을 부추길 수 없는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포용과 실력을 함께 키우고, 다름을 견디고 이해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교육의 역할이며, 경기교육이 걸어가야 할 방향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질문하는 교육, 서로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교육,
그리고 균형을 배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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