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지렁이 구조사입니다.
비 오는 날에는 우산 쓰고 나가서
밖에를 돌아다닙니다. 나뭇가지 하나 들고서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와서는
그날은 지렁이를 많이 구했다,
오늘은 조금밖에 못 구했다,
어떤 지렁이는 힘이 세서 자꾸 도망가려 하더라,
어떤 지렁이는 이미 많이 다쳐 있더라,
그날 하루의 무용담을 반주 한잔에 곁들여 풀어놓습니다.
비가 온 다음날이면,
길에 어김없이 지렁이가 죽어 있습니다.
선생님이 아버지 직업을 물어보시면
집에서 논다 하지 않아요.
지렁이 구조사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