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이소미 김근형 지음. 이영훈 감수.
책을 고른 이유는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육식으로 대부분을 채우는 카니보어 식단의 경험담과 그 근거가 궁금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고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살코기보다는 지방을 상당히 좋아한다.
지방을 줄이고 야채를 많이 먹으라는 건강 식단 때문에 어려서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
지방이, 특히 고기 지방이 몸에 좋다는 소리를 들으면 반갑기 그지없다.
책의 내용을 보자면
카니보어 식단은 저탄고지를 넘어선 극단적인 육식 위주의 식단인데
좋은 음식은 지방이 풍부한 육류이고
나쁜 음식은 <채소, 곡류, 견과류, 과일> 등 옥살산, 식이섬유, 포드맵, 유기황이 든 식품들과 식용유를 비롯한 모든 가공식품들이다.
소를 돼지보다 좋은 음식으로 보는데 그 이유는 소가 반추 동물이라서 채식에 특화된 동물이기 때문이고 양고기도 추천한다.
돼지고기는 염지한 고기를 먹는 게 혈액 염증 반응이 적어서 좋다고 한다.
채소대신 동물의 내장(간, 뇌, 골수 등)을 통해서 비타민 무기질 등 미량 원소를 몸에 공급하고
스위스, 아프리카, 에스키모, 인디언 등의 원시식단을 그 근거로 들었다.
채식을 아예 끊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만큼, 다양한 식물 독소들의 해로운 면을 알렸다.
특히 옥살산의 해로운 작용을 강력히 주장한다.
옥살산은 체내에 침착하여 신장 결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식단을 바꾸면서 그동안 쌓여있던 체내 옥살산염 배출로 다양한 증상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내용이 좀 그렇다.
왜냐하면 카니보어 식단으로 교체 이후 실제로 몸이 안 좋아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옥살산염 배출 증상 때문에 일시적으로 안 좋아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옥살산염이 쌓여 온 세월이나 양에 따라 수년에 걸쳐 배출 증상을 겪는 이도 있다고 하니 계속 지켜볼 일이다."
"일반적으로 옥살산염 배출 증상과 기간은 매우 개별적이고 독특하며 다양하고 규칙이 없다."
---> 증상들이 옥살산 때문일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옥살산 섭취가 얼마나 해로운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섭취하는 지방이 그대로 심장으로 가서 혈관을 막는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섭취하는 지방 보다 몸에서 남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게 문제라고 알고 있다.
옥살산 섭취량이 얼마나 돼야 문제인지, 배출량은 얼마나 되는지,
외부에서 흡수하는 옥살산이 문제인지, 체내에서 대부분 합성되지는 않는지 이런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시금치는 여러 야채, 견과류, 곡류 중에 독보적으로 옥살산을 많이 함유한 음식이다.
그런데 우리가 전통적으로 시금치를 어떻게 먹더라.
나물 무침으로 먹는다.
데치고 무친 시금치 위에 깨를 솔솔 뿌려 먹는다.
데치면 옥살산이 줄어든다. (그래도 많이 함유되어 있지만!)
칼슘이 풍부한 깨와 함께 시금치를 먹으면
(아 잘못 썼네요. 칼슘이 옥살산과 결합하면 안좋고요 깨의 아미노산 성분이 도움이 되는듯? 자세한 원리는 잘 찾아봐야겠습니다.)
옥살산의 소화와 흡수를 방해한다.
나는 전통적인 방식에 이미 이렇게 독소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이 이중 적용되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식단을 대부분 육류로 채우기 때문에 식물 독소뿐 아니라 고기 독소가 미치는 문제도 살펴야 할 것 같은데 이 부분은 고기만 먹고 잘 사는 인류 집단들을 소개하며 마치고 있다.
넷플릭스 다큐를 틀어보면 고기를 먹을 때 바로 몸에서 일어나는 염증, 독소 반응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밥맛 떨어져서 조금 보다가 말았지만 내가 먹는 고기들이 내 몸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기 위해 언젠가는 꼭 시간 내서 보려고 생각 중이다.
무얼 먹느냐, 어떤 식단이 건강에 이로우냐는 정답을 찾기가 참 어려운 분야다.
누가 무슨 주장을 하든 반대되는 이론과 근거를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학자들은 자신과 반대되는 이론과 근거에서도 늘 예외를 찾아낸다.)
내가 볼 때 이 책은 카니보어 식단으로 몸이 좋아진 저자의 경험과 체험을 토대로 한 전도서에 가깝고, 책에 실린 이론들은 카니보어 식단을 뒷받침하기 위해 골라진 것들이다.
반대편 주장은 거의 실리지 않았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건강이 개선되지 않는 사람들이 시도해 볼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민감한 장 상태의 원인은 오랫동안 복용해 온 가공식품, 합성지방 때문일지도 모르고 장내 미생물 균형이 이미 파괴된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채소 독소에 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은 채소 및 곡류, 견과류를 끊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카니보어 식단을 필요로 하는 상태일지는 나는 모르겠다.
나는 골고루 먹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