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폭력을 경험해도
어떤 슬픔을 경험해도
내 눈에선 더 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게 되었다
무엇이 나의 눈물을 빼앗아 버렸을까?
고통은 감정을 죽인다
눈물이 흐르던 그 마음에
슬픔 대신 계산이
감정 대신 논리가 들어선다
그렇게 나의 눈물은 사라져 갔다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생각할 때 슬픔과 같은 부정적인 것들이 먼저 생각날 테지요. 하지만 저에게 오랫동안 사라져 버린 눈물은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감정적인 공감과도 같습니다. 상처받기 싫어서 잔뜩 세워두웠던 나의 가시들이 눈물뿐만 아니라 타인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까지도 밀어내버렸었거든요.
아프고 힘든 일을 성장기 때 반복적으로 겪다 보니 감정이 부서지면서 자연스럽게 눈물도 사라지더군요. 고통이 반복되면 이 감정의 고통에 대해서 방어기제가 생깁니다. 점점 감정을 배재하면서 살아가게 되죠. 감정이 부서지면서 타인을 이해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그럴수록 이해하기 쉬운 규칙과 논리에 더욱더 의존하면서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인간관계는 논리와 규칙보다는 감정에 의해서 움직이거든요. 남들과 내가 다른 걸 느끼며 사람들을 더욱더 밀어내게 되죠. 상처받기 싫으니까요.
제가 가지고 있는 상처, 문제들로 인해서 어느 정도 가까워지면 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또다시 상처를 입게 되면 더 큰 좌절을 느끼게 됩니다.
'아.... 나는 여기가 한계인가? 다른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힘든 걸까??'
친해졌다고 생각한 사람으로부터의 관계 단절은 언제나 조금씩 회복되던 자존감을 다시 끌어내립니다.
그때의 무력감이란..... 원망도 생깁니다. 내가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내가 자란 환경도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데..... 세상의 불공평함을 탓하며 몸을 둥글게 말아서 동굴 속으로 자꾸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사라졌던 눈물이 처음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저에게 걸린 시간은 15년이었습니다. 한번 사라진 눈물이 다시 저에게 15년 만에 돌아오니, 눈물 흘릴 수 있다는 그 감정이 소중하게 생각되더라고요. 15년 동안 저 나름대로의 다양한 경험,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미국으로 이민도 가게 되면서 쓰게 되는 언어, 환경도 바뀌었습니다. 저를 회복시킨 건 제가 자꾸 들어가려 했던 동굴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으로 가득 차 있는 동굴 밖 세상 사람들이었습니다.
제 글을 자주 접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의 대부분 인간관계, 감정, 회복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의 과거 스토리를 조금이나마 알고 제 글을 읽으신다면 독자분들이 더 몰입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글을 통해 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저와 비슷한 문제를 겪어오신 분들에게 미약하게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