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받아도 괜찮은 정도

by 라일락

책을 읽다가 이런 단어가 나왔다.

Vulnerability

나는 이 단어를 느낌으로만 알고 있었다. 'Are you vulnerable to that person?' 이런 문장을 너 그 사람에게 솔직해? 가까워? 의지하고 있어? 정도의 느낌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영어 사전에 검색해 보았더니 State of being susceptible or emotion harm or attack이라고 나왔다.

상대방으로부터 상처를 받아도 괜찮은지 나타나는 정도

일단 한국어 중에선 이 말을 직역하는 단어는 없는 게 확실하다.

굳이 바꾸자면 취약성 정도, 하지만 느낌과 뜻이 완전히 다르다.


이 단어를 요새 한참 곱씹어 보고 있다.

상처와 결핍이 많은 사람들이 친해지고 싶어 하고 어쩔 땐 집착까지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랑 반대되는, 정확하게 말하면 Vulnerability가 큰 사람들이다.

상처와 결핍이 많은 사람들은 예민하다.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가시가 잔뜻 예민하게 세워져 있다. (친하지 않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가까워지면 보이기 시작한다.)

상처와 결핍이 많은 사람들이 믿고 의지하려 사람들은 이와 반대이다.

실언을 하거나 결핍을 보일 때 용서해 주고, 포용해 주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내 경험상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 Vulnerability가 큰 사람에게 이끌리는 건 거의 본능의 영역이다.


이 관계에서 중요한 건 optimal distance이다. (모든 관계가 그렇겠지만)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상처와 결핍이 상대방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만 드러나는 적당한 거리이다.

아예 너무 멀어서 가식적이거나 관계가 형성이 안 되는 거리도 아닌 또는 너무 가까워서 상대방이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거리도 아닌 적절한 거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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