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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자탄 잭으로 불리던 시절

3. 전략의 실현,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다운사이징.

by 김병훈

3. 중성자탄 잭으로 불리던 시절


(1) 전략의 실현,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다운사이징.


1980년대 초반에는 이제 막 매각되려고 하는 GE 사업부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잭 웰치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동요와 분노, 그리고 혼란이 GE 안팎의 지배적인 분위기였습니다. 그 모든 것은 바로 1등이나 2등 전략의 실현, 사업 포트폴리오의 달성, 철저한 사업부 매각, 그리고 여러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예산 삭감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5년 동안 매각된 사업부에 소속된 37,000명의 직원을 포함해 전체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112,000명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GE의 모든 임직원들은 매각 및 감원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웰치는 소위 ‘비생산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 본사마다 운동센터와 고급 숙박 시설 및 회의장 건립에 투자하였습니다. 크로톤빌의 경영개발센터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이러한 일에 거의 7,500만 달러가 넘는 비용을 지불하였습니다. 이 일의 근본적인 이유는 ‘초일류’와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가치 추구의 연장선상에 있었습니다. 해당 사업년도의 투자액 120억 달러에 비하면 거스름돈에 불과했습니다. 전세계에 산재해 있는 공장들에 투자된 120억 달러는 눈에 보이지도 않았으며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7,500만 달러가 상징하는 바가 너무 컸기 때문에 직원들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는 직원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웰치는 옳은 일을 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다운사이징을 하는 한편으로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동안 그에게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은 CHRO인 테드 르비노였습니다. 테드는 큰 나무처럼 믿음직스러웠으며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현재의 위치에 이른, 조직 내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GE의 산증인이었습니다.

그의 진취적인 태도와 성실함은 나무랄 데 없었습니다. 테드는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웰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이 GE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의 투자에 대한 GE 직원들의 반응은 비난 일색이었기 때문에 테드의 지지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인력 개발을 위해 비용을 지출하는 것임직원을 해고하는 것 GE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강력하게 주장했습닏다.


소수의 사람들로부터 더 큰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웰치는 게임의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오직 최고의 인재들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그리고 GE의 최고의 인재들을 콘크리트 블록으로 지은 감옥 같은 낡은 경영개발센터에서 4주 동안 교육을 받게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방문객이 교외의 3급 모텔을 이용하지 않도록, 최고를 원한다면 최소한 그에 걸맞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또 운동센터가 체력 단련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980년대 초반에 웰치는 사업이란 모순의 연속이라는 내용으로 몇 가지 이슈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준비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고액 연봉을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GE가 필요로 하지 않는 직원들은 계속 고용할 수 없었습니다.


소수 정예로부터 1인당 더 높은 생산성을 이끌어 내려면 GE에는 보다 우수한 인재만이 필요했습니다.

단기적 성과를 중시하는 한편으로 장기 지향적 비전을 수립해야 합니다. 웰치는 항상 아무리 바보라 해도 최소한 둘 중에서 한 가지 일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한 가지는 미래를 위해 투자할 돈을 아껴 비용을 절약하는 것으로, 그렇게 함으로써 1~2년 정도는 이익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른 한 가지는 미래만을 생각하고 단기적인 성과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것으로 이는 가장 손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는 바로 그 두 가지에서 중용을 지킬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가 GE를 맡고 나서 처음 10년 동안에 가장 많이 쏟아진 비난은 GE와 웰치가 단기적인 성과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아무 일도 하지 않기 위한 진부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소프트웨어로서의 조직 문화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동시에 하드웨어도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원을 해고하고 공장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초일류’ 또는 ‘학습 조직’처럼 조직의 소프트웨어적인 가치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먼저 하드웨어의 혁신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의 변화는 오직 실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용 안정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조직은 죽음의 문턱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직원의 일자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킨 결과 일자리가 보장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이 한때 기업과 직원이 맺은 종신고용에 대한 묵시적인 계약을 근본부터 흔들리게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종신고용을 염두에 두고 형성된 묵시적인 ‘계약’은 당연히 조직 내부에 온정주의적이고 봉건적인 충성심만을 양산했습니다. 이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열심히 일하면 평생 동안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노동 시장에서 게임의 법칙이 변화함에 따라 사람들은 그 회사가 시장에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는 한 고용이 평생 보장되는 천국 같은 직장은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사람들을 해고하는 것은 리더들이 가장 하기 어려운 결정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 일을 즐기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도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웰치는 결코 인원 감축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나 그것이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초래할 고통을 과소평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신중한 의사결정을 위해 다음과 같은 최소한의 검증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과연 해고가 최후의 수단인가? 그것은 정당한 일인가? 매일 거울을 보고 그러한 질문을 할 때마다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가?” GE는 원가 절감을 위해 경영학에서 사용하는 고전적인 수법인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임금 동결이나 생산 절감에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고통 분담’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하에 추진된 이런 방법들은 사람들이 현실을 직시하거나 차별화하는 것을 싫어하기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경영이라고도 리더십이라고도 볼 수 없습니다.


웰치가 당시를 회고하면서 후회하고 있는 점은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결렸다는 것입니다. 그는 잘못된 조직을 신속히 혁신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부를 최대한 빨리 매각했어야 했습니다.

거의 모든 일들이 훨씬 더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었고 또 그렇게 되었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볼 때 미국에서 가장 무자비한 경영자로 불렸던 그도 사실은 충분히 무자비 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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