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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마음을 얻어내는 말하기 기술④

4. 상대방과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거절하는 방법.

by 김병훈

5.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내는 말하기 기술


(4) 거절 기법 – 왜냐면, ... 하지만, ...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절충하면서 상대방으로부터 어려운 과제를 강요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무턱대고 들어주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내용을 들어보지도 않고 거절하는 것도 안 됩니다. 위기의 순간일수록 정확하고 깔끔하게! NO를 하더라도 내일 반갑게 악수할 수 있는 관계는 깨뜨리지 말아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진행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1단계 : 상대방이 요구하는 WHAT과 WHY를 확인한다(질문+경청)

“그건 무리입니다”라고 상대방의 요구를 단박에 거절하기 전에, 왜 그런 요구를 하는지 상대방의 WHAT과 WHY를 들어봅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니즈나 요구의 우선순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가령 가격 인하를 요구한다면 ‘어떤 제품을, 얼마 정도 인하해 주길 바라는지(WHAT)’ ‘왜 가격 인하가 필요한지(WHY)’를 확인합니다. 혹은 납기를 당겨달라는 부탁이라면 ‘어떤 이유로(WHY)’ ‘무엇을 언제까지(WHAT)’ 당겨주길 원하는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표면적으로 다 똑같이 ‘가격을 낮춰 달라’는 요구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그 이유도 가지가지입니다.


경비를 절감해서 지난달 떨어진 매출을 만회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고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완제품 가격을 싸게 출고시키고자 하는 의도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위에서 내려온 명령에 불과할 뿐, 당신과 이야기하고 있는 상대방은 정작 바라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가격 인하의 진위를 알면 가격 인하 자체(WHAT)에는 대응하지 못해도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WHY)과 관련해서는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상대방의 WHY를 해결해 주기 위해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상대방의 WHAT과 WHY를 파악하여 니즈의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이유는 ‘상대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 데 필요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무리한 부탁이라면 ‘그걸 꼭 내가 하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괜찮은지’를 확인하고, 만약 다른 사람도 괜찮다면 당신은 그 부탁을 들어줄 적당한 사람을 찾아주면 됩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도 정리합니다. 당신이 NO를 외치려고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골치 아파지기 때문인가? 아니면 기분 문제인가?

- ‘하고 싶은 일’이면서 ‘간단한 일’이라면 가능한 한 도와주도록 합니다.

- ‘하고 싶은 일’이지만 ‘어려운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노력해봅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결국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일임이 분명합니다.

- ‘하고 싶지 않은 일’이면서 물리적으로도 ‘어려운 일’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거절하도록 합니다.

- ‘간단한 일(하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문제입니다.

이런 것은, 왜 하고 싶지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다른 일에 몰두하고 싶다든가 그 일에 자신이 없다든가, 아니면 처음 하는 일이라 실패할까 두렵다든가.


현재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다면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언제부터라면 도와줄 수 있다고 당신의 상황을 설명해 줍니다. 그 일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면 당신보다 그 일을 잘 수행할 만한 사람을 찾아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처음 하는 일이라 망설여진다면 그 일을 수행했을 때의 리스크를 상대방에게 미리 알려야 합니다.


② 2단계 : 분명하게 거절하되, 대안을 제시한다(거절+어필)

NO를 외칠 때 애매한 말투는 곤란합니다.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똑 부러지게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생각도 해보지 않고 일언지하에 “안돼요!”를 외쳐서는 안 됩니다. 그런 거절 방식은 ‘다음’ 관계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안 되는지, 당신의 WHAT과 WHY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No❱“사정은 잘 알겠는데요. 그건 역시 안 되겠는데요.”

❰Yes❱“경쟁사 설문조사는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저희 회사가 맡게 되면 비용이 많이 발생합니다.”

⇒ 동시에 상대방의 WHY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상대방의 WHAT과 WHY를 파악하는 것은 적당히 둘러댈 이유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어가기 위해서입니다. ‘거절’은 확실히 하되 ‘어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Yes❱“가격 인하는 불가능합니다만, 이익 실현에 도움이 되는 다른 아이디어는 있습니다.” “동원 인력을 늘릴 수는 없습니다만, 작업 효율을 높이는 방법은 생각해 보겠습니다.”

⇒ ‘이익을 실현한다’ 혹은 ‘효율을 높인다’는 말은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여 상대방의 이익을 생각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방법으로 상대방의 요구를 해결해 주고 싶어도 ‘도저히 양보하기 힘든 조건’을 제시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왜 도와줄 수 없는지’ 먼저 상대방에게 이해를 구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성심성의껏 협력하겠다는 마음을 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Yes❱“그렇군요. 반드시 하루빨리 납품해야 한다. 이것은 필수 조건이군요.”

⇒ 이것은 단순히 상대방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차원만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필수 조건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여기에서는 서로의 상황, 즉 해결해야 하는 과제나 조건, 우선순위에 대해 100% 의견 일치를 보아야 합니다. 하나하나 확인해 가면서 당신이 상대방에게 ‘이해 대립 관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과제를 함께 해결해 가는 동지’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Yes❱“원하시는 날짜에 납품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해놓았습니다. 그러나 급하게 진행되다 보면 동작 확인을 충분히 할 수 없습니다. 가동 후에 트러블을 일으키면 귀사 고객에게 폐를 끼치게 될 수도 있으니 이 점은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상대방의 WHY를 해결해 주기 위해 당신이 내세우는 조건이 대안입니다. 또한 상대방의 요구 때문에 무리하게 YES를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손해에 대해서는 미리 정중하게 설명합니다. 상대방의 상황과 자신의 상황을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이기는 대화법의 기본입니다. 상대방의 곤란한 상황을 해결해 주기 위해 마음을 쓰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진심 어린 노력이 엿보인다면 NO를 하더라도 분명 인정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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