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금융기관의 종류와 금융이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4. 현실 속의 경제 – 기업과 금융
(3) 금융시장과 금융기관.
① 피 같은 금융과 이자 수취 논란.
자본주의사회에서 금융은 ‘피(血)’와 같습니다.
피가 산소와 영양분을 인체의 각 부분에 전달하듯이 금융은 돈을 경제 주체들에게 전달합니다. 넘치는 쪽에서 모자라는 쪽으로 돈이 흘러가게 하는 것입니다. A가 미래에 쓰기 위해 월급에서 일부를 저축하면, 그 돈이 B 기업의 투자자금이나 C의 내 집 마련 자금으로 들어가는 식입니다.
이렇게 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조정함으로써 경제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금융의 기능입니다.
자급자족시대에는 금융이란 게 존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상품거래와 화폐유통이 전개되면서 금융의 중요성은 커져 갔습니다. 처음에는 소비를 위한 금융이 중심을 이루다가, 점차 투자를 위한 금융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금융이 원활하지 못하면 경제가 어려워집니다. 피가 잘 돌지 못하면 중풍 따위의 병에 걸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금융업의 궁극적 목적이 이자 수취, 그중에서도 가계대출과 같이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 단순한 생활자금에 대해 이자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빌린 돈으로 행한 투자에서 수익이 창출되자, 이자 수취에 대한 도덕적 논란은 수그러들었습니다.
② 금융시장과 파생금융상품.
경제의 핏줄과 같은 금융은 일정한 금융제도 속에서 움직입니다. 금융제도는 금융거래가 이루어지는 ‘금융시장’, 금융거래를 중개하는 ‘금융기관’, 금융과 관련된 ‘법규와 관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금융시장은 다음과 같이 여러 차원에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금융시장’은 금융거래의 중개방식에 따라 직접금융시장과 간접금융시장으로 나뉩니다.
직접금융시장은 자금수요자가 발행한 주식이나 채권이라는 금융상품을 자금공급자가 직접 인수함으로써 금융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입니다. 반면에 간접금융시장에선 금융기관이 자신의 신용에 기초해 자금공급자의 자금을 끌어모아 자금수요자에게 공급합니다. 은행이 가계가 저축한 돈을 모아 기업에 대출하는 것입니다.
둘째, ‘금융시장’은 거래되는 금융상품의 만기에 따라 단기금융시장과 장기금융시장으로 나뉩니다.
단기는 1년 이내에 거래되는 것으로 콜(call)시장, 기업 어음시장 등입니다. 장기는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셋째, 금융시장은 통화, 주식, 채권 등이 바로 거래되는 ‘기초자산 시장’과 그 가치가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의해 결정되는 ‘파생금융상품 시장’으로 나뉩니다. 기초자산과 파생상품의 관계는 지진과 지진의 파생 효과인 해일의 관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파생금융상품에는 선물, 옵션, 스왑 등이 있습니다.
‘선물(future)’거래란 장래에 일정한 가격으로 특정자산을 인도하기로 약속하는 거래입니다. 주식거래에서 주가지수를 선물로 거래하는 것이나, 미리 정한 환율로 일정 기간 후 외환을 거래하는 선물환이 해당합니다.
‘옵션(option)’이란 선택권이라는 뜻으로서, 옵션거래는 일정한 가격으로 장래에 특정자산을 ‘매입 또는 매도할 권리’가 붙어 있는 것입니다. 옵션거래는 자신에게 유리하면 계약을 이행하고, 불리하면 계약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스왑(swap)’에는 금리스왑과 통화스왑 등이 있습니다. 금리스왑의 예를 들어보면, A기업이 해외에서 100만 달러를 변동금리로 빌리는 경우, A는 B에게 고정이자로 연5%를 지급하고, B는 A에게 변동금리로 지불하는 것입니다. B는 국제금리가 연5% 이상으로 상승하지 않으리라 예상하여 이런 거래에 참가합니다.
③ 금융중개기관은 왜 필요할까.
만약에 시장이 완전하다면 수요자와 공급자가 서로에 관해서 충분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므로, 모든 거래를 당사자들 간에 직접 처리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시장 거래를 위해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금융시장의 불완전성도 금융거래에서 비용을 초래합니다. 바로 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금융중개기관이 필요합니다.
금융거래 비용은 정보비용, 협상비용, 이행비용으로 구성됩니다.
‘정보비용’은 수많은 자금공급자와 자금수요자가 있는데, 서로 만나기 힘들고 자금수요자가 추진하려는 사업의 성공 가능성과 같은 정보에 무지하기 십상입니다. 거래 당사자 사이에서 이렇게 정보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을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합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많은 비용이 듭니다.
‘협상비용’은 다수의 소액 저축자와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개별적으로 만나 거래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개하는 협상비용이 필요합니다.
‘이행비용’은 돈을 빌려주고 돈을 받기 위해 계약이행을 강제하는 게 그만큼 힘들다는 뜻입니다. 금융중개기관은 개별 저축자들에 비해서 정보수집과 정보판단 능력이 뛰어납니다. 대출 후에는 채무자가 실제 약정 내용을 지키고 있는지 많은 저축자를 대신해 감시 기능을 수행합니다. 전문적 채권추심기관도 갖추고 있습니다.
④ 금융기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한 나라의 가장 중요한 금융기관은 ‘중앙은행’이며,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합니다.
첫째, 화폐를 발행합니다. 법에 의해 통용력이 보장되는 지폐본위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을 통화당국이라고 합니다.
둘째, 은행들의 은행으로서 은행의 지불준비금을 예금으로 받으며, 은행이 기업으로 부터 받은 어음을 재할인해 주거나, 은행에 긴급하게 자금을 공급하기도 합니다.
셋째, 화폐금융정책을 통해 통화가치의 안정을 추구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합니다.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하며, 콜금리, 공개시장조작 등을 행합니다.
넷째, 정부의 은행으로서 국고금을 관리하고 정부에 신용을 공급합니다. 정부에 일시적으로 대출을 하거나, 정부가 국공채 발행하면 인수하기도 합니다.
중앙은행 이외의 금융기관은 취급하는 서비스 성격에 따라 은행,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증권회사, 보험회사, 기타 금융기관, 금융 보조기관으로 분류돠며,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시켜주는 금융중개기관입니다.
‘은행’은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으로 나뉩니다. 은행은 신탁이나 보험 등 다른 금융 업무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은행예금과 유사한 예수금으로 자금을 조달해 운영하는 금융기관이지만, 예금통화를 창출할 능력이 없거나 미미합니다. 종합금융회사, 투자신탁회사,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증권회사’는 직접금융시장에서 기업이 발행한 증권을 매개로 투자자의 자금을 기업에 이전시키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뮤추얼펀드 등의 ‘자산운용회사’는 다수 투자자의 돈을 모아 증권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돌려주는, 즉 유가증권에 대한 간접투자를 가능하게 해주는 금융기관입니다.
‘보험회사’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로 구분됩니다.
‘기타 금융기관’으로는 신용카드회사, 리스회사, 할부금융회사와 같은 여신 전문 금융기관이 있습니다.
이는 예금과 같은 수신 기능은 수행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여신 기능만 담당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나 채권발행에 의해 소요자금을 조달합니다.
‘금융중개 보조기관’으로 증권선물거래소, 금융결제원, 신용평가회사(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정보), 신용보조기관(신용보조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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