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세계화 과정에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균형 발전이 필요함.
5. 한국경제와 세계경제
(2) 세계화의 두 얼굴.
① 세계화와 반세계화의 충돌.
세계화란 무엇일까요?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세계화는 경제활동이 세계적 차원에서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입니다. 즉, 재화와 서비스의 세계 교역이 증대하고, 자본과 기술과 정보의 국가 간 이동이 늘어나고, 사람들이 국경을 더 자주 넘나들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날 세계는 이러한 경제적 세계화와 더불어 정치적 군사적 문화적으로도 활발한 교류와 통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시민 운동을 비롯한 사회운동에서도 세계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세계화를 비판하는 세계사회포럼입니다.
세계화는 최근 갑자기 나타난 현상은 아닙니다. 로마제국이나 몽고제국의 세계 정복도 일종의 세계화였습니다. 세계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자본주의시대에 접어들면서 부터입니다. 세계화 추세는 꾸준히 진전되고 있습니다. 그래 들어 이른바 정보통신혁명으로 인해 재화와 서비스의 세계화뿐만 아니라 정보, 기술, 특히 자본의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됐습니다.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세계 곳곳으로 이동합니다.
통신망이 발달하고, 파생금융상품 거래가 늘어나면서 국경을 넘어서는 금융거래 금액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국경을 넘나드는 돈의 양이 1년간의 세계무역액과 맞먹는 지경입니다. 이른바 ‘국경 없는 경제(borderless economy)’가 자리 잡은 셈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세계화가 성장과 번영을 가져다준다고 찬미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확대가 분업의 발전을 가져와 부를 증대시킨다는 <국부론>의 주장이 딱 들어맞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세계화에 반대하는 운동이 일어나는 것일까?
② 세계화, 무엇이 문제인가.
세계화 반대에는 근거가 없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몽고제국의 세계화에서 침략에 저항한 주민은 깡그리 몰살당했습니다. 스페인의 세계화는 잉카제국을 멸망시켰습니다. 대영제국은 아편 수입을 금지한 청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군사적이고 야만적인 세계화가 아니라고 문제가 없는 게 아닙니다.
김영삼대통령은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함부로 경제를 개방했다가 덜컥 IMF사태를 맞이했습니다. 세계화는 비대칭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여러 문제를 야기합니다.
자본은 쉽게 세계화의 흐름을 탈 수 있는 반면에, 노동력의 세계적 이동에 대해선 강력한 규제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찾아 자유롭게 이동하는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각국은 노동 보호 조치를 완화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본의 수익성은 향상되고 있지만, 노동자의 처우는 별로 나아지지 않는 것입니다. 선진국 중 분배 상황이 가장 나쁜 미국의 경우가 이를 대표합니다.
미국은 세계화를 주도해 가는 과정에서 자국의 시스템을 다른 나라에 이식시키려 합니다.
후진국 기간산업의 민영화, 규제 완화, 개방화를 주요 골자로 하며, 미국 자본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세계화 과정 속에서 빈곤은 퇴치되지 않고, 나라 사이의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요컨대 세계화는 자본 이동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각국 경제의 위기를 초래하기도 하며, 무역이나 공장 진출과는 성격이 다른 투기적 금융자본의 운동이 활발해짐으로써 이런 폐해가 심각해졌다 하여 오늘날의 세계화 상황을 ‘카지노 자본주의’라 비판하기도 합니다.
세계화 반대에는 시대착오적인 측면도 존재합니다. 세계화를 거부하는 것은, 자본주의 발전을 거부하는 것이고, 이는 곧 역사 발전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원동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에 불안정성이 내재해 있고, 소득격차를 심화시키는 경향이 존재한다고 해서 자본주의를 깡그리 부정하면 안 됩니다. 결국 세계화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세계화의 혜택이 골고루 배분되도록 하고 세계화의 폐해를 최소화하려는 장치의 결여가 진짜 문제입니다.
세계화 논의에서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경제적 세계화를 잘 관리하고 조율하는 세계적 차원의 민주주의를 수립하는 것입니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균형적 발전은 세계적 차원에서도 필요합니다.
③ 국제통화기금과 국제부흥개발은행.
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국가 간의 무역도 활발해졌고, 국제무역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국제통화제도가 필요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944년 미국 브레텐우즈에서 44개 연합국이 2차대전 이후 세계 경제를 수습하고 국제통화금융질서를 안정시키기 위해 탄생하였습니다. IMF는 국제유동성(결제수단)의 공급, 환율의 안정, 국제수지 조정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金兌換을 전제로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였으나, 1971년 미국의 만성적인 적자로 인해 금태환을 정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IMF의 힘은 사라지지 않고, 국제수지 적자로 외환이 부족해진 나라에 자금을 제공하면서, 재정 긴축을 요구하는 등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IMF가 제공하는 자금 액수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그 자금은 민간금융기관이 자금을 제공해도 좋다는 ‘보증서’ 구실을 하기 때문에,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근래 들어 IMF는 긴축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외환위기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IMF의 처방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금리가 급등하고 실업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IMF에 대한 원성도 자자해졌습니다. 물론 IMF를 악마로 단죄할 수는 없습니다. IMF가 요구하는 정책 중에는 수긍이 가는 것들도 많습니다. 새로운 선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IMF와 더불어 브레텐우즈협정에 의해 창설된 유엔의 전문 기관이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며, 약칭으로 '세계은행'이라 합니다. 세계은행은 2차대전 후 각국의 피해 복구와 개발을 위해 설립됐고, 오늘날에도 후진국의 경제개발, 빈곤퇴치, 외국인 투자의 보호와 장려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 과정에서 세계은행의 자금 지원으로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한 바 있습니다.
④ 세계무역기구와 경제협력개발기구.
브레턴우즈협정에는 국제무역기구(ITO) 설립도 포함되어 있었으나 미국 의회의 반대로 무산되고, 1947년 협정의 형태로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 체결되었습니다.
GATT에서는 여러 차례의 협상이 이루어졌는데,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설립이 결정되어 1995년 출범한 국제기구입니다. GATT 협상으로 공산품의 관세율이 매우 낮아졌습니다.
WTO는 참가국 사이의 분쟁이 발생한 경우, 재판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WTO에 의해 이루어지는 시장 개방은 일부 계층의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WTO 같은 협상 기구는 아니지만 세계 경제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또 다른 기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입니다. 이 기구는 1961년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발전을 위한 정책협력과 정책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설립되어 회원국들 간의 정책 조율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OECD에는 현재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G7과 더불어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하는 38개국(2025년 기준)이 참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1996년에 가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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