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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디테일한 것들에 숨어 있다

4. 현장에 대한 정보의 바탕 위에서 회사의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by 김병훈

2. 전선으로 가라


(8) 최고경영자들은 현장에서 떠나 있고 싶어 한다.


회사가 크면 클수록 최고경영자들은 현장감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기업의 성장을 제한하는 가장 큰 요인일 것입니다. 마케팅에서는 규모가 모든 것에 우선합니다. 마케팅은 전쟁이며 전쟁의 제1원칙은 힘의 논리입니다. 실제로 규모가 클수록 군대나 기업이나 많은 이점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큰 회사라도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마케팅 전쟁에 집중하지 못하면 그 이점을 포기해야 합니다. 최고경영층이 시장에서 멀어지는 것이 규모가 큰 회사가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바쁜 사장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객관적인 정보를 어떻게 수집해야 할까?

최고경영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하는 중간관리자의 성향을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좋은 뉴스와 마찬가지로 나쁜 뉴스도 들을 수 있을까?


한 가지 방법은 변장을 하거나 사전에 예고하지 않고 가는 것입니다. 이는 유통업 종사자들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이것은 평민 복장을 하고 저잣거리에 나온 왕과 비슷합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 말입니다. 판매 직원들은 이런 균형을 잡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문제는 그들로부터 경쟁사에 관한 평가를 어떻게 솔직하게 이끌어내느냐 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솔직한 의견에 칭찬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소문이 돌면 많은 정보들이 올라올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시간을 어떻게 안배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일들에 얽매여 현장을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주 흔합니다. 너무 많은 회의, 격려 차원의 저녁 식사 등등. 한 조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는 평균적으로 시간의 30%를 외부 활동에 쓰고, 1주일에 회의 참석 17시간, 회의 준비 6시간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통상 최고경영자의 1주일에 61시간 일한다고 보면, 회사를 운영하고 현장에 가는 것을 포함하여 쓸 수 있는 시간은 겨우 20시간 정도입니다.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마케팅 업무는 중역에게 위임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차라리 덜 중요한 것을 위임하는 것이 낫습니다. 다음으로 회의를 줄여야 합니다. 업무는 대화를 통해서 하려 하지 말고, 현장으로 나가서 직접 보는 것으로서 하도록 권장합니다.


(9) 악마는 디테일한 것들에 숨어 있다.


최고경영자는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요? 미국의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앤드루 그로브가 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중상위층 관리자들은 너무 두루뭉술하거나 피상적인 경향이 있다. <악마는 디테일한 것들에 숨어 있다>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훌륭하지만 실행 가능성이 전혀 없는 글로벌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전략은 작은 것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디테일에 강할 때 수립된다. 시장을 잘 알고, 적절한 타이밍을 판단할 줄 알아서,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만이 수립할 수 있다.’

그러면서 앤드루 그로브는 자신의 접근법을 ‘나는 디테일한 것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해서 큰 그림을 완성해 나가기를 좋아한다.’라고 요약했습니다. 악마는 디테일한 것들에 숨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디테일한 것에서 훌륭한 전략으로 발전될 수 있는 전술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소개하겠습니다.

워싱턴 D.C. 근처의 도로변 모텔에서 ‘케먼스 윌슨’은 홀리데이 인(Holiday Inn)의 컨셉을 얻었습니다.

그때 그는 숙박료로 부부 요금에 더해 아이에게 1인당 일정액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는 그것을 거의 노상 강도 수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아이들이 무료로 숙박힐 수 있는 가족용 모텔을 짓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에 첫 홀리데이 인을 개장했습니다.

‘리처드 제임스’는 실수로 용수철을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그것이 튀어 오르며 걸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에 착안해서 그는 슬린키(Slinky)라는 장난감을 출시했는데, 지금도 그 장난감을 어른, 아이 구분 없이 모두 좋아합니다.


(10) 최고경영자의 문제.


만일 당신이 최고경영자라면 전략 개발에 큰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당신은 전략을 승인하고 집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최고경영자는 흔히 시장과 단절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최고경영자와 직원 사이에 많은 결재 단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단계가 많을수록 시장으로부터 격리됩니다. 그 단계들은 나쁜 소식을 알아서 걸러내고 좋은 소식만 전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상황이 안 좋아지는 것을 사장이 가장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단계를 줄이는 것은 심리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11) 말단 직원들의 문제.


기업의 하부에는 말단 직원들이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팀의 신참이고 어리며 경험이 가장 적다면 그것은 대단한 강점입니다. 당신의 사장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가 넘치는 최일선에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젊은 친구들이 회사 밖보다는 안을 보느라고 그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그들은 상사가 알아야 할 것을 보고하기보다는 듣기 원하는 것만을 보고합니다.

물론 그들 나름대로의 논리는 있습니다. 상사에게 잘못 이야기했다가는 진급에서 누락되고, 긍정적인 것들을 많이 쌓아두면 진급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신의 회사가 첫 직장이라면 사실을 사실답게 보고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12) 중간관리층의 문제.


많은 기업들의 업무는 중간계층에서 이루어집니다. 최고경영자는 전략을 세우고 중간관리자들이 그것을 실행에 옮깁니다. 중간관리자는 흔히 시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너무 많은 회의 참석, 기획서 작성, 행정 서류를 처리하느라 전선에 나갈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회사에서 기획 과정은 중간관리자들을 고립시킵니다. 시장을 방문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시장 방문 결과에 근거한 기획 서류들을 작성하느라 너무 바쁩니다. 그래서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면, 자신들이 세운 계획들이 팩트보다는 신화 같은 허구에 근거해서 작성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곧 공황 상태에 빠집니다.


(13) 기업가들의 문제.


한마디로 말해서 기업가들의 문제는 돈입니다. 창업 희망자 중 둘 중 하나는 수많은 대기업 관리자들보다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선에 나가 있습니다. 그들의 아이디어와 컨셉은 개인적 경험에서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윗사람의 결재가 필요 없음으로 의사결정 권한이 있습니다.

그 결과 정말로 마케팅 성공의 절대 다수가 이들에게서 나옵니다. 하지만 돈이 가장 큰 장애입니다. 그들을 좌절케 하는 것은 아이디어의 부족이 아니고 사업 자금의 부족입니다.


(14) 쉬운 길은 없다.


당신이 개인회사를 운영하든 대기업 관리자든 큰 회사에서 일하든 작은 회사에서 일하든, 또 사장이든 말단 직원이든 보텀업 마케팅을 실행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꺼이 고통을 감내하고자 한다면 엄청난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기업의 비전과 경영이념, 중장기계획 수립하느라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만 보고 있기 때문에, 보텀업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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