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환경 속, 달라지는 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내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공간은 랩실이었다.
사계절이 수없이 바뀌는 동안, 나는 거의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고,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모으고, 때론 삭제하고,
그 사이사이 무기력과 기대, 외로움과 회복을 반복했다.
버틴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에게 붙기 시작한 것도 이쯤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나는 계속 남아 있었고,
조용히 앉아 있는 쪽을 선택해 왔다.
나는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사람은 아니다.
그 대신 마음속에 조용히 쌓아둔 말들이 많다.
그 말들은 어느 순간부터 무겁기보다,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는 그것들을 조금씩 꺼내어 적어보려 한다.
지금도 여전히 미완성인 과정이지만,
지금의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을 그대로 남겨두려 한다.
나중에 다시 이 글을 읽게 될 내가
그때의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노트는 두 갈래로 나누어 기록할 것이다.
하나는 조용히 버텨온 내 마음의 기록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자로서 겪은 현실적인 기술과 시야의 조각들이다.
그렇게 살아온 시간들을
이제 이곳에 하나씩 남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