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너무나도 무기력했던 이유
이상하게 A학원에서 인문학 강의를 듣고 온 뒤로 나는 한동안 방향을 잃고 정처없이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내면에서 소용돌이 치는 감정의 일렁임 마주보는건 너무나도 힘들고 쳐다보고 싶지 않는 진실이었다.
서울을 오가며 누드(NUDE) 글쓰기 배우는 법을 알고 난 뒤로 나의 내면을 정면으로 마주보는 일에 내가 자신이 없었달까...
누드글쓰기강의에선 간디자서전을 토대로 진행을 하였다. 주에 한번씩 각자 본인들이 읽어온 페이지를 이야기하고 이해가 안갔던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마지막 시간에는 누드글쓰기를 써온것을 바탕으로 합평을 나누면서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 총14명이 진행을 하였고 울고 웃고 위로하고 때로는 팩트를 날려가며 과거를 털고 일어나야 비로소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배웠다.
처음에는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 썼다. 2장이내 분량으로 쓰는건 너무나도 어려웠다. 억지로 써가면서 초고를 제출했고 피드백을 받는순간 "선생님, 죄송한대.. 글이 진정성도 느껴지지만 내면에서 하는 이야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황당하고 억울하기도 했고 짜증마저 났었다. 시간 들여썼더니 한 다는 이야기가 왜 이런소리지.. "선생님 쓰고 싶지가 않아요... 너무나도 힘듭니다.." 그래도 강력하게 써보라고강권을 하셨고 모든 사람 앞에서 나의 찌질하고 마주하고싶지 않았던 과거를 꺼내놓았다.
누군가에게 통제권을 두지 않았던 간디는 본인 스스로에게도 통제권을 잃지 않으려고 무단히 애쓴 사람 처럼 보였다. 나 스스로에게 평온함을 주려고 노력하였고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순간을 보았다.
간디는 세상과 싸우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과 먼저 싸웠다. 분노, 식욕, 성욕, 말의 욕망 —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본능을 죄악으로 여기지 않았다. 다만, ‘통제되지 않은 본능’이야말로 폭력의 씨앗이라 믿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를 실험대 위에 올리곤 하였다.
나 스스로 내 자신에게 폭력을 휘둘렀던 것 같다. 대학교 1~2학년 때 열심히 공부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나를 잠식했고, 그 후유증은 학점과 지방대 출신이라는 콤플렉스로 남아 나를 계속 괴롭혔다. 나는 자책감 속에서 계속 살아갈 것인가. 그렇다면 누구에게 당당하게 설 수 있을까. 이제는 과거를 털고 일어서야 하지 않을까. 내 마음속 끊임없이 나를 꾸짖던 아이에게, 이제는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다. 그래야 조금 더 평온히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욕심쟁이, 까칠이, 울보…
밤새가며 공부한 건 아니지만, 3~4학년 때는 그래도 5등 안에 들었다. 넌 그래도 아예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야. 조금 힘내보자. 이제 일어서 보자고. 그 다짐을 확인하기 위해, 나는 모교를 방문했다. 찌질했던 나의 과거와 노력했던 흔적을 찾아보며, 20대 때 치열하게 공부했던 나를 다시 만났다. 내 안의 기억들을 돌아보니 마음이 후련해지고, 이상하게도 아주 편안해졌다. 내 안의 관계에서 해방과 안도로 가득찾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기 수용이 먼저라는 말씀을 정신과 선생님들은 늘 강조하셨다. 이제 나도 그 말을 실천하며, 자기 수용을 건강하게 활용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