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감정의 파도의 원인을 찾아서

소비의 감정 트리거 파악하기

by 도이진


나에게 소비란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소비”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필요한 물건을 사고, 그것을 아껴 쓰는 습관을 들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의 소비를 촉발하는 계기는 언제나 과시욕이었다.

어린 시절 나는 반짝이는 것, 특히 금빛 장신구를 너무 좋아했다. 주변 어른들이 차고 다니는 반짝이는 반지와 목걸이를 보면 마음이 설레어, 손끝으로 살짝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일곤 했다. 물론 어머니는 몇 번이나 “만지지 마!”라고 말렸지만, 그 마음을 억누르기는 어려웠다.


우리 부모님은 결혼반지를 평소 차고 다니지 않으셨다. 반지는 작은 종이 상자에 고이고이 모셔두셨고, 나는 그 반지가 꽤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사할 때마다 가장 먼저 그 반지를 조심스럽게 옮기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그 가치를 깨달았다. 꼬마였던 내가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알긴 알았다. 그래서 나는 돈을 벌면 꼭 사봐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직장에서 첫 월급을 받으면서, 어린 시절 다짐했던 것들을 하나씩 ‘획득’하기 시작했다. 은반지, 금반지, 은목걸이 등 다양하고 예쁜 것들에 마음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마음 한켠은 허하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만 남았다. 동시에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한 달, 한 달 장신구가 쌓여도 공허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손에 쥔 것들은 단지 물리적인 성취일 뿐, 마음 깊은 곳의 허전함은 아무것으로도 채울 수 없었다.


그 후 서울을 오가며 인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불교를 접했고, 그 과정에서 욕망을 절제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조금씩 배워갔다.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단체는 아니었지만,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누는 모습을 목격했고, 식권을 사서 음식을 먹을 때는 남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었다.


이후 나 또한 허전함을 물질로 채우려 했던 마음을 조금씩 다스리며, 진정한 평온이란 외부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아직은 어렵지만, 내 마음의 동요를 다스리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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