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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카가 다카우지, 그 배신의 미학

by 다다미 위 해설자

시대는 가마쿠라 막부 말기입니다.

천황은 꼭두각시였고, 정치는 무사들이 했어요.

그 무사들 위에 있던 게 막부죠.


그런데!

가마쿠라 막부가 너무 오래 정권을 쥐다 보니…

기강이 흐트러졌어요.

벼슬은 돈 주고 사고, 백성은 세금에 치이고,

무사들도 “아 이건 좀 아니지 않냐?” 하던 찰나.


그때, 한 명의 천황이 등장합니다.

바로 고다이고 천황!


사람이 뭐라고 하냐면요?

“나는 그냥 앉아서 시나 짓고 향이나 피우는 왕이 아니다.”

“직접 다스리겠다. 왕이 왕노릇 좀 해보자!”


이 말 듣고 무사들, 귀족들 다 깜짝 놀라요.

“어어, 폐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정치는 우리가 해왔는데…”


근데 이 고다이고 천황,

정말 쿠데타를 일으킵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

이 천황 편을 들어줄 무사가 없어요.

다들 막부 눈치 보느라 손을 못 듭니다.


그런데 바로 이 타이밍에,

한 사람이 손을 듭니다.

누구?

아시카가 다카우지(足利尊氏)!


무사 중에서도 명문 중의 명문,

무사판 조선의 양반집 자제 같은 인물이에요.


다카우지는 딱 말합니다.


“고다이고 폐하. 제가 막부를 무너뜨려드리겠습니다.”


와, 멋있죠?

그렇게 칼 들고 싸우러 갑니다.

진짜로 가마쿠라 막부를 박살 내요!


그리고 고다이고 천황이 권력을 잡습니다.

이게 바로 겐무 신정(建武の新政)이라는 시대예요.

말 그대로 “천황이 직접 다스린 유일한 시기”였어요.


근데요…

그다음부터 분위기가 좀 이상합니다.


무사들은 생각했어요.


“우리가 싸워서 나라 세웠으니까, 이젠 귀족들 대신 우리도 정권에 참여하겠지~?”


그런데, 고다이고 천황은 이렇게 말합니다.


“무사요? 그냥 칼잡이 아닙니까?”

“정치는 귀족이 해야지.”


그러고선 벼슬은 전부 옛 귀족들한테만 줍니다.

무사들은 멘붕 와요.


특히!

그 중심에 있던 다카우지,

제일 실망하죠.


“아니, 내가 왜 목숨 걸고 싸웠는데…?”

“고작 칼잡이 취급받으려고?”


그래서 어떻게 하느냐.


다카우지가 또 칼을 듭니다.

이번엔 누구를 향해?

고다이고 천황을 향해서요.


정말 진심으로 도와줬던 사람을

이번엔 본인이 직접 내칩니다.


1336년,

다카우지는 고다이고 천황을 내쫓고,

황실의 다른 인물을 새 황제로 세워요.

(그래서 일본이 한동안 남조 vs 북조로 갈라지게 되죠.)


그리고 2년 후인 1338년,

다카우지는 정식으로 ‘쇼군’에 임명됩니다.


이게 바로 무로마치 막부의 시작입니다.


근데 왜 '무로마치'냐고요?


다카우지가 교토의 무로마치 거리에

쇼군 저택을 짓고 본부로 삼았기 때문이에요.

거기서 나라를 다스렸다고 해서 무로마치 막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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