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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왜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을까?

by 다다미 위 해설자

일본은요, 가만히 있어도 땅이 흔들립니다.

1년에 1,500번, 하루에 수십 번.

그냥 일상이에요.


안마의자 위에 도시 올려놓고 산다 보면,

놀라는 것도 한두 번이지요.


그런데 진짜 놀라운 건,

땅은 매일 흔들리는데,

사람은 안 흔들린다는 겁니다.


한국에서 지진 나면요,

라면 들고뛰고, 인스타 올리고,

“야 지진 실화냐?” 하잖아요?


근데 일본은 달라요.

“응, 가스 잠갔고~ 서랍 닫았고~ 문은 반쯤 열었고~”

그냥 그렇게 조용히, 차분히,

줄 서서, 인사까지 하면서 대피해요.

“먼저 나가겠습니다~”

이쯤 되면 지진이 아니라 예절 교육입니다.


건물도 기가 막혀요.

밑에 스프링 달렸어요.

지진 나면 땅이 흔들리는 게 아니라

건물이 통통 튑니다.

트램펄린입니까? 집입니까?

웃긴 건, 그걸 그렇게 설계했다는 거예요.

“흔들릴 걸 알기 때문에 튀게 만들자.”

포기한 게 아니라, 준비한 거예요.


심지어 알람이 너무 자주 울리니까

벨소리를 뽀로로 테마송으로 바꿨다는 동네도 있어요.

“지진이 또 왔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이쯤 되면 지진도 친구죠.

진동도 정이 가면 그냥 일상입니다.



결국 지진은 일본을 어떻게 만들었느냐?

질서 정연하게, 기술은 단단하게,

삶은 느려도 정확하게,

무엇보다 마음은,

유연하게.


그래서 오늘 한마디만 딱 남깁니다.

“흔들리는 건 괜찮다.

무너지지 않으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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