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즈 가문, 바다와 화승총으로 천하를 노리다
전국시대 하면 뭐가 먼저 떠오르십니까?
“칼!”
“갑옷!”
“기마부대!”
그쵸.
말 타고 돌격하고, 성을 둘러싸고, 칼로 베고 쏘고…
그게 전국시대의 기본 메뉴였죠.
그런데!
규슈 끝자락에선
그 공식을 깨는 가문이 등장합니다.
이름하여 시마즈 가문(島津氏).
“우린 배 타고 간다, 총 들고 싸운다”
시마즈 가문은요,
“우리 땅은 좁고, 산은 험하고, 평야도 없다.”
“근데 바다는 넓다. 이걸 무기로 쓰자.”
그렇게 배를 탑니다.
말 안 타요.
기마대 말고 해상 침투부대를 만듭니다.
게다가 포르투갈 상인들하고 먼저 접촉해요.
당시엔 거의 외계인 만나는 수준인데,
이 사람들은 눈빛이 달라요.
“이야… 저 총, 쓸만하겠다.”
그래서 바로 사 옵니다.
그리고 곧장 국산화에 돌입합니다.
일본 최초로 화승총을 복제한 가문.
총알 날리는 무사들, 여기서 시작됩니다.
“총앞에선 칼이 무력하다” – 실전으로 증명하다
화승총, 이거 한 번 쓰면요…
기마부대?
칼 들고 돌진하는 무사?
다 소용없습니다.
팡! 한 방에 갑옷이 뚫리고
훌쩍 도망가던 적들도
그 자리에서 넉다운이에요.
시마즈는 이걸 실전에서 제대로 써먹어요.
섬 하나 점령할 때마다 총 들고 상륙
해안선 따라 성을 점령
바다 위에 방어선 구축
육지 군대와도 맞붙어서 이겨요
이쯤 되면 무사가 아니라 전근대 특수부대예요.
“싸움의 판을 바꾼 자들”
시마즈는 전쟁에서 단 한 가지를 깨달아요.
“무기는 곧 시대다.”
칼은 무사의 혼?
좋죠. 낭만적이죠.
근데 이들은요, 낭만보단 승리를 원했어요.
총은 칼보다 멀리 날아가고,
빠르고, 정확하고, 심리까지 제압합니다.
“총을 든 자는 칼을 든 자보다 먼저 시대를 지배한다.”
시마즈는 화승총으로 판을 바꾼 가문입니다.
그리고 그 총은,
훗날 임진왜란에서도 등장해요.
조선 수군이 괴롭혔던 부대들 중,
가장 끈질기고, 가장 무서웠던 자들,
바로 시마즈 출신입니다.
“어떤 이는 산을 갖고 싸웠고,
어떤 이는 평야를 차지해 싸웠지만,
시마즈는 바다와 총으로 싸웠어요.
시대가 칼을 들 때, 그들은 총을 들었고,
시대가 말을 탈 때, 그들은 배를 탔어요.
그래서 그들은 전국의 끝에서 전국을 위협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