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진짜 전국시대 ‘본판’이 시작됩니다.
법으로 땅을 먹은 호조,
정의감에 칼 든 우에스기,
산을 넘어 진군한 다케다,
총을 앞세운 시마즈,
수로를 지배한 모리까지 우리가 다 훑어봤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전국의 피바람 속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독하게,
누구보다 전략적으로 나타난 한 사람이 있었어요.
바로—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칼질은 기본, 두뇌가 핵심이다”
그 시대 다이묘들이 어땠는지 아시죠?
전통 따지고, 신하의 충 따지고,
절에 절하고, 예법에 목숨 걸고,
싸움도 의리 지키며 했어요.
그런데 노부나가는?
“의리? 신념? 그딴 거 불태워버려!”
대표적인 사건,
혼간지 불태우기 사건입니다.
당대 최대 불교 세력 혼간지.
수만 명이 모여 살던 거대한 종교 도시였죠.
근데 노부나가는?
“불교가 나라를 흔들면, 종교가 아니라 적이다.”
바로 포위.
바로 방화.
3만 명이 불타 죽어요.
이게 단순 학살이 아니라,
"내 질서 앞에선 기득권도 없다"는 시위였던 겁니다.
“칼보다 방아쇠가 빠르다”
전국시대엔 다들 칼 잘 휘두르는 게 자랑이었죠?
그런데 오다는 달랐습니다.
“싸움은 기술이고, 전쟁은 혁신이다.”
일본 최초로 화승총을 대량 도입합니다.
그걸 전쟁에 본격 투입한 전설의 전투가 바로
나가시노 전투(1575)예요.
말 타고 돌격하던 다케다 기병대.
“어어어억~~~” 하면서 돌진하죠.
그런데 노부나가는요?
삼단 사격.
한 줄 쏘고
뒤로 빠지고
다음 줄 쏘고
다시 충전하고 반복
말 타던 무사들이 총알비에 싹 쓸립니다.
그날 이후 일본 전쟁은 끝났어요.
"칼 시대 종료. 총 시대 개막."
“성보다 시장을 먼저 잡아라”
자, 여기서 진짜 노부나가의 전략이 나옵니다.
다른 다이묘들은 전쟁 나면 ‘성’을 먼저 세웠어요.
근데 노부나가는?
“시장부터 세워.”
“사람은 칼보다 쌀에 충성한다.”
“무사는 식량과 월급에 따른다.”
그래서 시장을 개방하고,
상인과 손잡고,
조세 제도를 통일시켜요.
"전쟁터 옆에 상가를 깔아라."
돈이 도니까, 병사도 오고, 사람도 모이고,
성 없이도 도시국가가 됩니다.
“전략은 느리면 죽는다”
노부나가는 전쟁을 속도전으로 봤어요.
외교는 먼저 가서 협박
동맹은 망설이기 전에 체결
반란은 일어나기 전에 제거
형님들, 남들은 전략회의 할 때
노부나가는 벌써 진격하고 있었습니다.
아예 속도 자체가 달라요.
“기습은 예술이고, 통일은 타이밍이다.”
그러나, 끝은 혼노지
자, 모든 천재에게는 비극이 있습니다.
1582년 6월,
노부나가가 혼노지(本能寺)라는 절에서 묵고 있을 때,
그의 부하, 아케치 미츠히데가 반란을 일으켜요.
“주군을 뵈러 왔습니다.”
그 말 한마디 하고 칼 빼들었죠.
노부나가는 절에 갇혀 불 속에 뛰어듭니다.
"내가 죽어도, 내가 만든 질서는 살아남는다."
“오다 노부나가는 무사가 아니었습니다. 개혁가였고, 전략가였고, 시대를 고쳐 쓴 자였습니다.
칼을 버리고 총을 들고, 성을 버리고 시장을 만들고,
예의를 버리고 속도를 택한—
혼돈 속에 질서를 새긴, 진짜 전국의 설계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