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도요토미 히데요시, 혼노지 이후부터 임진왜란까지

by 다다미 위 해설자

1582년 6월.

교토의 새벽 공기, 싸늘했습니다.


“혼노지에 불이 났다.”

그 말 한마디에, 전국이 얼어붙었습니다.


불 속에서 사라진 이름—

오다 노부나가.

천하통일을 눈앞에 둔 사내가,

믿었던 부하 아케치 미쓰히데에게 칼 맞고,

스승처럼 여긴 주군을 스스로 불태워버린 겁니다.


근데요

진짜 미친 건 그다음입니다.




당시 히데요시는 중국(츄고쿠) 지방에서 전쟁 중이었습니다.

모리 가문과 한창 싸우던 중이었는데—

노부나가가 죽었다는 소식 듣자마자?


단 열흘 만에 200km를 질주합니다.


그걸 ‘천하제일의 달리기’라고 부릅니다.

산 넘고 강 건너, 잠도 안 자고 달립니다.

왜? 주군의 복수! 명분이 생긴 겁니다.


그리고—



아케치 미쓰히데를 불과 며칠 만에 쓸어버립니다.

“형님, 이거 제가 갚았습니다.” 하듯이 말이죠.


그날 이후, 사람들은 수군댑니다.

“저 원숭이 닮은 놈… 진짜 무섭다.”




히데요시는 원래 농사꾼 집안 출신입니다.

무사도 아닙니다.

근데 이 사람, 눈치 하나로 인생을 엘리베이터로 탑니다.


오다의 신뢰를 얻고

인재를 끌어모으고

적도 아군으로 만들고

전쟁, 외교, 협박, 회유 다 됩니다


이제 전국이 다시 혼란스러워지자

히데요시는 노부나가의 뒤를 이을 자리를 노립니다.



1583년. 시즈가타케 전투.

노부나가 사후, 권력 쟁탈전에 나선 시바타 가츠이에와 격돌.

히데요시는 속도전과 전략으로 완승합니다.

이 전투에서 유명한 “시즈가타케 칠본창”, 히데요시 정예병도 등장하죠.



1585년. 관백(關白) 취임.

이건 대사건입니다.

히데요시는 무사가 아닌데,

천황이 직접 그에게 전국 무사의 총괄 권한을 줍니다.


즉, 천하의 실질적인 주인이 된 겁니다.

출신도 안 보고, 신분도 뛰어넘은 인생 역전의 끝판왕.



1590년. 오다와라 전투.

남은 마지막 거물, 관동의 호조 가문을 상대합니다.

히데요시는 이들을 3개월간 포위하고, 굶기고, 지치게 해서 무너뜨립니다.

그리고 드디어!



전국 통일 완성.


이제 일본 열도에는

히데요시보다 위에 있는 사람은, 천황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형님들—

진짜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왜? 임진왜란을?


자, 이제 모든 걸 가졌습니다.

근데 히데요시가 이상한 짓을 합니다.


1592년. 조선을 침공합니다. 임진왜란.


왜 그랬냐고요?


① 칭기즈 칸 콤플렉스


히데요시는 자기를 ‘제2의 칭기즈 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조선을 딛고 명나라까지 삼키자!”

말도 안 되는 꿈을 꿉니다.


② 후계 불안 + 과시


히데요시는 나이가 많았고, 아들은 어렸습니다.

죽기 전에 뭔가 대단한 흔적을 남기고 싶었던 겁니다.

“우리 집안이 중국까지 넘봤다!”는 증거.


③ 무사들 불만 처리


평화가 오면요—

칼 든 무사들 할 일이 없습니다.

월급 주고 논밭 관리나 시킬 수도 없고…

그래서 전쟁 하나 더, 외국에서!


이렇게 말하죠.

“조선은 통로일 뿐이다. 목표는 명나라다.”



히데요시의 일본군,

초반엔 파죽지세로 부산-서울까지 밀고 올라옵니다.

한양 점령, 선조 도망.


근데 말이죠—

진짜 위대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이순신.


보급선 끊기고, 수군이 몰살당하고,

일본군은 육지에서 고립됩니다.

거기다 명나라 참전, 조선 의병 폭등.

“장기전 가면 일본이 집니다.”


근데 히데요시는 계속 외쳐요.

“더 보내! 더 보내!”


그러다 결국…


1598년. 히데요시 사망.

그 순간, 일본군은 일제히 철수합니다.

임진왜란, 그렇게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582년, 혼노지의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