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도 왕이 있긴 있었어요.
천황이라고 불렀죠. 근데요, 이 천황님은 참 독특합니다.
왕인데 정치를 안 해요. 그냥 궁 안에서 시 짓고 향 피우고 연애소설 읽어요.
정치는? “후지와라 애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고 손 놨어요.
그 사이 지방은요, 난리가 났습니다.
도적이 들끓고, 세금은 안 걷히고, 마을마다 힘센 호족들이
“이 동네는 내 구역이야!” 하고 칼 휘둘러요.
그래서 생긴 게 누구냐? 무사!
처음엔 그냥 우리 동네는 우리가 지킨다~ 동네 경비대였어요.
근데 얘들이 칼 좀 쓰고, 말 좀 타니까 점점 힘이 세져요.
가문 단위로 뭉치고, 자기들끼리 세력 싸움까지 벌입니다.
그러다 두 무사 가문이 정면충돌해요.
하나는 왕실 외척으로 잘 나가던 타이라,
하나는 한때 망했지만 유배지에서 다시 일어난 미나모토.
바로 겐페이 전쟁!
“누가 진짜 이 나라를 다스릴 무사냐?” 하는 싸움이에요.
이 전쟁이 5년이나 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단노우라 바다에서 딱 붙는데,
여기서 미나모토가 타이라를 물속에 쓸어버려요.
심지어 7살짜리 안토쿠 천황까지 바다에 빠져 죽어요.
그야말로 왕실과 무사, 다 들어간 전쟁입니다.
자, 그다음이 중요합니다.
이긴 미나모토 요리토모가 수도 교토로 안 가요.
왜냐? 거긴 정치 부패했고 골치 아프거든요.
자기가 살던 가마쿠라에다 새 정부를 만들어요.
그리고 1192년, 천황한테 인정받고 쇼군 칭호까지 받아요.
“정이대장군”, 한자로는 멋진데 뜻은 간단해요.
“이제부턴 내가 다스린다”
그렇게 일본 역사에서 처음으로 무사가 정권을 잡아요.
이게 가마쿠라 막부, 일본 최초의 무사 정부입니다.
왕은 여전히 있어요. 근데 정치 실권은 없어요.
“백성은 천황의 것이나, 정치는 쇼군의 것이다.”
말은 왕이 주인인데, 줄은 무사가 잡고 있는 거죠.
이 흐름이 무려 700년을 갑니다.
무로마치, 에도 막부까지 쭉~
칼 든 사람들이 정치를 해요.
"천황은 앉아 있고, 정치는 칼 든 자가 한다!"
– 이게 바로 일본 무사정권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