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등장인물들 간의 공통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본다.
첫째로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하였다는 점이다. 경주 최부자외 유일한, 이회영, 이상룡 선생은 독립운동에 직접 참여하거나 독립운동자금을 보내 후원한 인물이다. 마지막 최부자인 최준 선생은 백산 안희제를 통하여 독립운동자금을 상해임시정부에 보냈다. 우당 이회영, 석주 이상룡 선생은 가문의 전재산을 처분하여 가솔들을 이끌고 서간도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함께 세웠다. 유일한 선생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하면서 독립자금을 보내고 일본이 패망하기 직전에 OSS 특수공작대에 자원 입대하여 한반도 전선에 투입을 기다리다 일본이 항복하는 바람에 진공을 하지 못했다. 재산, 몸과 정신 모두를 독립운동에 바쳤다.
둘째로 종교적으로 인의와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였다는 점이다. 최부자, 이상룡 선생은 유교의 성리학에 가깝고 선비정신을 표방하여 인을 베풀고 국가에는 충절을 지켰다. 이회영 선생은 유교에서, 양명학으로 전전하며 또다시 기독교에 입문하여 박애정신을 바탕으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자 하였다. 유일한 선생은 독실한 기독교 가문 출신으로 기업활동을 통하여 국가에 이바지하고 직접 독립운동 전선에 참여한 인물이다. 거상 김만덕과 길상화 김영한은 기녀 출신으로 불교에 귀의하여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였다. 자식이 없기에 재산 축적에 대한 집착이 없어 전 재산을 내놓고 간 무소유행을 실천하였다. 김만덕은 불교에 귀의한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그의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로 추정해 본다.
이 책이 주는 교육적 측면에서 의미는 어떠한가에 대해 말해본다.
첫째로 사회지도층에 대한 경종의 의미가 실려있다. 과거의 선비정신이 실종된 현재는 가문의 영광이 입신출세라는 공식이 비슷하나, 그 속에서도 빛나던 선비정신의 소유자들의 국가에 대한 충정과 애민정신이 지금에는 사라졌다는 의미이다. 학력과 스펙을 통한 출세의 사다리가 필수적이며 사회의 불변의 가치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식들은 자신의 적성과 감성을 떠나 오직 성적에 의한 사회의 높은 자리로 이동을 열망하는 구조로 바뀌어 버렸다. 부와 권력과 명예는 다 가질 수 없는 나름의 영역인데 모두를 다 가지려는 탐욕에 물들어 버렸다. 사회적 약자를 위하기보다는 스스로 짓밟아 가며 높은 사다리를 먼저 오르려고 하는 극도의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둘째로 참다운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해주고 있다. 국가와 사회는 젊은이들에게 참교육과 진정한 행복의 길이 어떤 것이라고 제시해 주고 있지 못하다. 자신과 자식들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이율배반에 빠져있다. 참 교육의 정의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실천을 못하고 솔선수범을 못하여 설득력이 없다. 진정한 행복의 길이 무엇인지 많은 담론은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남아있기에 인성교육의 재정립과 과거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셋째로 청소년들이 지녀야 할 새로운 가치관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현세태가 부와 명예와 권력이라는 견고한 가치관에 의해 움직이는 생존경쟁과 승자독식주의에 빠져있지만 그것의 허구를 알고 참다운 인생의 가치관을 발견하라는 메시지를 담아보았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삶의 유한성을 알고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인생설계가 진실로 지혜로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자기 혁신과 성찰로 인생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해 보았다. 역사에 이름을 남기려는 의도적인 노력보다도 인간으로서 가야 할 길이 어떠한 것인가를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 조국이라는 공동운명체를 위해 헌신한 선각자들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것에 공감하고 다가가려는 마음이 생동할 것이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