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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WATNEUNGA Jun 19. 2022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

#성실과 끈기 #꾸준함의 기적 #호수공원 #걷기

뛰는 자는 걷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저녁 9시가 되면 둘레가 3km쯤 되는 호수공원을 매일 두 바퀴씩 걷는다. 오늘도 저녁을 먹고 어김없이 걷고 있는데 한 커플이 달리며 쌩~하니 나를 앞질러 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커플은 나보다 천천히 걷고 있어서 내가 앞서게 되었다. 한두 번 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그 커플은 내 시야에서 영영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빨리 뛰는 사람은 꾸준히 걷는 사람을 이길 수 없구나!

살아오면서 이런 경험을 하나씩 떠올려 보았다. 빨리 살을 빼고 싶어서 비싼 개인 PT를 받으며 식단 조절을 하니 과연 단기간에 목표했던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뿐. 개인 PT를 그만두자 더 짧은 시간에 원래 몸무게보다 더 무거워졌다. 단식도 마찬가지로 음식을 먹는 순간 단식 전보다 더 많이 살이 쪘다.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평소에는 수업시간 외엔 교과서에 눈길 한 번 안 주다가 시험이 임박해서야 밤을 새워가며 벼락치기 공부를 했다. 어쩌다 운이 좋아 점수가 잘 나오기도 했지만 그것은 복불복이었다.

직장에서도 평상시의 꾸준함보단 기한이 임박해야 일처리를 시작해서 늘 시간에 쫓기며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그러다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 일에 차질이 생겨 기한을 넘길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평소에 조금씩 미리 해놓을걸'하는 후회를 하면서도 하기 싫은 마음이 앞서서 '일은 최대한 미루자'로 또다시 급하게 처리하게 된다.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성실함과 끈기이다!

뛰는 사람은 짧은 거리는 빨리 갈 수는 있어도 긴 거리는 똑같은 속도로 가기 힘들다. 한꺼번에 에너지를 많이 써서 금방 지치기 때문이다. 벼락치기 공부도 잠깐의 효과는 있을지라도 실력을 보장하기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공부는 머리가 아닌 엉덩이로 한다'는 서울대 교수님의 말씀처럼 공부도 얼마나 시간을 꾸준하게 투자하여 공부했는지가 목표에 이르는 데에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나는 1년 전에 비해 15kg의 체중을 감량했다. 나의 목표는 한 달에 1kg씩 줄이는 것이었다. 두 달 전 코로나19에 걸려 일주일 만에 3kg이 빠진 것을 감안하면 목표대로 잘 진행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나의 체중감량 방법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하고 삼시 세 끼의 양을 적게 하여 잘 챙겨 먹는 것이다. 운동은 하루에 한 가지를 매일 1시간 이상 하는데 주로 수영이나 걷기 둘 중 하나이다. 1년 전에 나는 아예 수영을 못했다. 어릴 적 물에 빠졌던 트라우마가 있어서 수영을 배우려고 할 때마다 숨쉬기가 안되어서 몇 번이나 배우기를 포기했었다. 하지만 무릎 수술 후 할 수 있는 운동이 수영밖에 없어서 이를 악물고 이번엔 기필코 수영을 배우리라는 다짐을 하며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운이 좋게도 나와 잘 맞는 수영강사님을 만나게 되어 포기하지 않고 네 가지 영법을 모두 혼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물에서도 숨을 쉴 수 있게 되니 물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고 수영이 너무 재미있어서 거의 매일 수영장에 갔다. 요즘은 사정이 생겨서 수영을 못하게 되었기에 주로 매일 1시간 이상 걷기만 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얼른 날씬해지고 싶어서 했던 다이어트들은 모두 더 살이 찌는 요요로 실패했지만 아주 느리지만 꾸준한 이 방법은 지나고 보니 성공적인 다이어트가 되었다. 앞으로 5kg만 더 줄인 몸무게를 쭉 유지하는 것이 목표인데 올 연말에는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 같은 기대감에 매일 칸트처럼 정해진 시간에 걷고 있다.

인생도 이와 같이 아주 아주 길~게 보고

너무 조급해하거나

얼른 뭔가를 이뤄내려고

무리하기보다

작지만 꾸준하고 성실한 노력과 끈기로

내 생활을 조금씩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결국 최후의 승자는 토끼가 아니라

거북이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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