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처럼 돌아오는 실패

# 삶의 작은 실패들을 견디는 것

by 무재

그렇게 초조하고 괴롭던 일도 몇 발짝만 떨어져서 보면 얼마나 별것 아닐지 안다. 내 답답함을 타인이 제 것처럼 공감할 수 없고 내 수치와 무력은 세상에 티끌 하나의 생채기도 내지 못한다는 것도. 시간이 몇 주, 몇 달 만으로 얼마나 많은 장면과 감정을 풍화시켜 버리는지도 안다. 그러니까 눈앞의 아무리 큰 고민과 망설임도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유예하지 말고, 뭐든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다. 후회가 찾아와도 기다리던 손님을 맞듯 들이고 어색하고 불편한 시간도 나를 동시에 분리시켜 견딜 수 있다.


삶의 기본값은 긍정어가 아닐지 모른다. 행복이 우리의 목적일 수 없듯이, 지속되는 행복이란 없듯이. 우리는 문득 급변하여 내리치는 벼락과 번개를 보듯 기쁨을 보고 그 기쁨들을 저장하고 우리 서사의 중요 키워드가 되도록 연결할 뿐이다. 삶의 기본값은 어쩌면 견디는 것, 반복되는 것, 그저 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리고 때때로 서로의 고생과 슬픔의 일부를 바라보는 것. 서로가 비슷하게 슬프다는 것을 아는 것. 그게 성실이고 최선이며 보편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익숙하게 반복되는 이 실패가 새삼 괴롭다고 또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겠지. 늘 몰아치는 파도가 결국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것을 쓰게 할 테니까.



*커버사진 출처 : PIXABAY 무료이미지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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