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아가는 것

# 여행 2

by 무재

여행을 하면서 나를 찾는다 는 말은 그저 감성적일 뿐이거나 오글거리는 핑계만은 아니다.

여행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날수가 더해질수록, 집에서 더 멀고 낯설어질수록 나는 나에게 더 가까워진다. 익숙함과 편리함을 벗고 나면 그동안 그렇게 해왔고 그렇다고 생각해 온 내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쉽게 울컥하고 감정적인 나. 장롱 속에라도 하나씩은 갖고 있다는 면허도 없고 다이빙은 겁나고 스쿠터도 제대로 못 타는 하찮은 나. 쓸데없이 쉽게 감동하고 의미 부여하는 나. 잘 걷고 적응하고 당황하지 않는 나. 혼자이면 외로우면서 누군가 다가와 껴안으면 도망치고 싶은 나. 그 모두가 결국 나일 것이다.

평소에는 쉽게 떠올릴 계기가 없는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며 얼마만큼의 외로움을 느끼는지 알게 된다. 도시를 거칠수록 내 취향은 분별력을 갖게 되고 어떤 대화와 태도에 더 끌리는지도 분명해진다.

스치는 말과 며칠 단위로 바뀌는 도시의 냄새와 사람과 분위기가 모두 스며들고 나면 여행 후의 나는 더 공고해질까 아니면 변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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