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고 싶은 마음
알면 사랑한다.
최재천 교수의 철학이 담긴 말이다.
탐조 채널을 보다 보면 거리의 비둘기만 보이던 눈에 일상 곳곳에서 우리와 살아가는 작은 새들이 더해진다. 도심 속 작은 공원을 돌아갈 때 그 안에 복작복작한 삶을 떠올리게 되고 고속도로의 생태통로가 가시화된다. 거기 있었는지도 몰랐던 몸의 한 부분이 불현듯 비명을 내지를 때, 크고 작은 생채기를 입었을 때, 무사함이 얼마나 많은 안온함을 가능하게 했었는지 체험하게 되고 그 안온했던 과거를 따뜻하게 바라보게 한다. 나와 결이 다르다 나도 모르게 낙인찍었던 이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면, 그래서 그를 알고자 하면 비로소 사람이 지닌 다면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폭우로 흙탕물이 된 거친 개울이 햇살과 시간에 씻기고 흘러 다시 그 안의 풍성함을 보여주듯이.
나는 기다림을 몰랐다. 나는 우연히 마주한 한 면의 얼굴만으로 만족하고 더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런 만큼 만족이 실망이 되는 일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고, 그게 꼭 상대방의 탓인 것만 같았다. 나의 몰이해인 줄은 모르고. 스스로의 몰이해를 아는 일과 다음 혹은 이면을 알고 싶은 마음에도 품이 든다. 알고 싶어지는 마음은 혹독한 환경을 이겨내는 자생식물이라기보다는 온실에서 세심히 돌보아야 할 화분과 같다. 맞추어 관리하고 정성을 쏟지 않으면 금세 시들하다 죽고 만다.
삭막한 내 방에서 죽여 내보낸 화분은 모두 몇 개였을까. 저마다의 모양과 색을 띠고 오래오래 함께하길 꿈꾸었지만, 나의 무심과 성급함이 결국 그 삭막한 풍경을 만들었던 것 같다.
무엇인가를 보고 울 것 같거나 화가 나는 일은 쉽다. 그러나 오래 바라보는 일은 어렵다. 그래서 좋아지는 일은 좀 더 어렵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외연이란 것은 오래 바라보는 시간에서 생기는 형태 같다. 긴 시간을 나눈 이들이 서로의 표정을 자신의 얼굴에 덧새기고, 나무에 나에테가 한 줄 늘어나는 일처럼 말이다. 내 양감이 절로 부푸는 것이 아님을 점점 느낀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알기 위해서는 알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알고 싶어지게끔 나를 움직여야 한다.
알고 싶은 마음은 아는 마음보다 어리석다. 하지만 강하다. 지금 당장은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지만 알고 싶은 마음은 앎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움직임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잠든 토끼를 이기는 거북이처럼 알고 싶은 마음은 마침내 그 어떤 앎보다 많이 알게 된다. 나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나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중에 결국에 나를 더 많이 알게 되는 이는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쪽일 거다. - 정용준 - 소설만세 46P 인용
내버려두면 마음은 사라진다. 아무리 소중하고 중요하고 내게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냥 두면 약해지고 작아지며 결국 소멸되고 만다. 좋아하는 마음, 열정, 흥미, 다 똑같다. 계속 좋아하고 싶으면 노력해야 한다. 줄어들지 않도록 사라지지 않도록 애를 써야 한다. - 정용준 - 소설만세 124P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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