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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옥 Dec 27. 2021

파란 눈 시아버지, 우리 집 아이 (43)

삶의 의욕

7월 11일


TV에서 독일 전수상부인 '한네로레 콜'씨의 장례식을 보여준다. 콜씨의 부인은 빛 알레르기가 있어 얼마 전부터 집에서 꼼짝 못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터키에서 결혼한 아들 결혼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고 더는 견디지 못하겠다며 유언장을 써놓고 자살을 했다. 빛 알레르기가 있으면 빛을 조금이라도 보면 피부가 화상을 입어 낮엔 밖에 전혀 나올 수 없다고 하는 희귀한 병이다. 자기 남편에게 함께 지낸 좋은 날들에 대해 감사한다는 글을 남겨 놓았다고 한다.  

시아버지: "저 여자는 나보다 낫네"
나: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저 여자가 더 낫다니요"
시아버지: "저 여자는 죽었으니 평화롭게 잠만 자면 되잖아!"
나: "그럼 당신께서도 돌아가고 싶으시다고요?"
시아버지: "아니 아니 그 얘기는 아냐"

지나친 줄 알지만 아직 삶의 의욕이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랴 싶어 해 본 질문이었는데 살고 싶은 맘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몸에 병이 들어 활동에 제한을 받아 끝없이 괴로워하면서도 살고 싶어 하는 게 사람들의 당연한 바람이고 본능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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