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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옥 Jan 20. 2022

파란 눈 시아버지, 우리 집 아이 (74)

돈이 갈등의 원인 / 월드컵 경기

6월 7일

# 돈이 갈등의 원인


간호원 회사 사장 쾨닠씨의 오른손인 키가 자그마하고 통통한 '크리스티아나'가 왔다.

크리스티아나가 쾨닠씨 랑 같이 일한 지 십 년이 넘어 결정을 해야 할 특별한 일이 있으면 

크리스티아나를 환자나 환자가족에게 보내곤 한다. 간호원을 우리 집에 하루 두 번을 보내기로 했다며 통보하러 온 것이다.  

크리스티아나: "결정이 났어요, 당신 시아버지를 우리가 하루에 두 번씩 찾아와 돌보기로요. 건강보험회사에서 그렇게 하라고 지시가 내렸어요"
나: "아 그래요? 그럼 앞으로 우리가 아버지를 돌보는데 돈이 더 많이 나오나요?"
크리스티아나: "돈이 더 나오기는요? 등급이 3 인건 마찬가지지요"
나: "그럼 우리가 받는 돈에서 당신들이 돈을 더 많이 떼 간단 얘기죠? 저는 돈에 대해 언급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건강보험회사에서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우린 아버지를 돌보았을 거예요. 처음에 우리가 아버지를 모시려고 결정을 했을 때 우리 앞으로 돈이 나오는 줄도 몰랐고 와일드한 아버지를 어떻게 모시나 거기에만 정신을 집중해 누가 돈을 싸다 준다고 했어도 관심이 없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돈이 추진력이 돼서 아버지를 모시자고 한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쾨닠씨는 우리가 조금 받는 돈을 뺏아가고 싶어 야단이에요. 생각해보세요, 간호원이 하루에 20분 에서 30분 정도 우리 아버지를 돌보고 받는 돈이 우리가 하루 종일 돌보고 받는 액수보다 많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받는 게 배가 아파서 내 남편이랑 내가 번갈아 아버지를 잘 돌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에 두 번 씨 와서 우리가 돈을 전혀 못 받게 하고 싶은 거죠. 우리가 아버지를 돌보고 받는 얼마의 돈은 우리가 일을 많이 하는 거에 대한 보상이에요"

내가 한 말이 그럴듯했는지 크리스티아나는 아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내 말을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돌아갔다.

아버지는 우리 이름을 잊어버린 듯 우리를 부르지 않아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를 부르라고 우리 이름을 연습시켰다. 처음 몇 개월간 우리 이름을 쉬지 않고 불러 더는 우리 이름을 들을 수 없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런 줄 알았으면 우리 이름을 좀 더 불러 도 된다고 허락해 줄걸,,



6월 8일

# 월드컵 경기


월드컵 경기를 텔레비전에서 끊임없이 보여준다. 개최국 한국에 대해 판문점부터 제주도의 해녀, 개고기 먹는 것 하다못해 여자들 쌍꺼풀 수술하는 것까지 보여준다.

한국과 이태리가 경기를 했다. 

나: "어떤 나라가 우승을 하면 좋겠어요?"
시아버지: "축구를 더 잘하는 나라"

이태리 국민이 심판에게 욕을 한다. 불공평하게 한국팀에게 유리하게 판정을 내렸다고 말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영웅이 되다시피 한 넬들 란드에서 온 '히딩크'감독은 독일어로 인터뷰를 요청한 독일 기자에게 매우 흥미 있는 그리고 영리한 대답을 했다. 기자가 한국 축구팀이 한국에서 경기를 해 유리하지 않느냐고 묻자, 

히딩크: "실수하지 않는 선수나 실수하지 않는 감독이나 심판은 없는 법이죠, 어떤 심판은 한국팀에게 불리한 판정을 내리기도 했어요. 서너 가지 경우를 예로 들 수도 있어요. 축구가 강한 나라팀들에 뭔가 빠져 있었어요. 그리고 질투가 나서 욕들을 할지도 모르지만 욕하는 대신 거울을 보라고 권하겠어요. 그들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심사숙고해 보라고요"
독일 기자: "당신은 선물도 많이 받으신다고 들었는데 한국에서 사는 게 좋아요?"
히딩크: "여기서 사는 것을 즐기고 있어요. 하지만 절정에 올랐을 때 그만두어야 해요"

위의 인터뷰를 보고 '히딩크'씨가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가를 알 것 같았다. 내 나름대로 그의 발언을 분석해 보자면 누구나 잘못을 한다고 말함으로써 심판이 한국팀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려 실수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것이라 대화거리가 못 된단 말이다. 그러면서 어떤 심판은 한국에게 불리한 심판을 내렸다며 그런 일은 축구경기에 보통 있을 수 있는 일 그러니까 대단한 일이 아니란 얘기다. 위에 언급을 강조하기 위해 서너 경우의 예를 언급할 수 있다고 구체적이 될 수 있다고 말하므로 신빙성이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축구가 강한 나라가 뭔가 빠져있다고 말하므로 그 들이 진 것은 그들 잘못이라고 언급한 것이고 질투란 단어를 서서 그들을 질책하기까지 한다. 절정일 때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도 그 사람답다. 져서 인기가 떨어져서 떠나는 것보다 미련을 갖게 하고 그를 오래 생각해 주게 할 테니 말이다. 

우리 집 식구들이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이 인상이 무섭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 별명을 얘기해 줬다. 독일어로는 여자들을 놀라게 하는 의미를 가진 (후라원 쉬렠) Frauen schreck이고 영어로는 ( 워먼 샼 ) Women shoc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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